경기가 여전히 가라 앉은 상태이지만 그래도 온기는 좀 도는가 보다. 작년말부터 뚝 끊어지다시피했던 주택검사 요청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아무래도 집값도 비싸고 또 집에 대해선 잘모르다보니 걱정근심들이 많다. 그래도, 만날 땐 근심스런 얼굴들이 검사후엔 환하게 밝아지는 것을 보면 나도 기분도 좋고 자부심도 생긴다.
최근에 집 산 분들의 요청으로 주택검사를 나가보면 그 분들 걱정근심의 원인이 하자문제가 아니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의외의 곳에서 생겨났다. 갑자기 눈앞에 내밀어진 집 수리 견적서 때문이다. 예상치도 못했던 집수리에 큰 돈 들어갈 상황에 처한 것이다. 집 사는데 이미 돈 잔뜩 들였는데 또 집수리라니?
그런 걱정근심 중에는 안해도 될 잘못된 것들이 많다. 진짜로 집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안해도 될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집 산 분들이 잘 모르다보니 뭔가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집수리 하는 사람들을 부른다. 그럼 그 사람들은 대개가 자기 하는 일을 기준으로 원인을 설명하고, 해결책들을 제시를 한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해결방안은 늘 그 사람이 하는 일이다. 그럼 작은 문제가 자연스럽게 커다란 공사로 부풀려진다. 악의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아는 것이 한정되었기 때문인 경우들이 더 많다.

이건 도대체 왜 이 모양이지. 이해가 안되네 ㅠㅠ
예를 들자면 지붕에 부분적인 누수 문제가 있었던 집이 있었다. 지붕 방수 하는 분들 불렀다. 역시나 해결방법은 지붕 방수 공사이다. 지붕 전체 방수에 수천만원짜리 견적이 나왔다. 너무 놀란 집주인이 백방으로 수소문을 해서 날 찾아왔다. 검사를 나가보니 방수의 문제가 아니다. 벽과 지붕이 만나는 부분의 빗물처리에 미흡한 점이 있다. 실리콘 땜방수리를 반복하면서 관리하던지 아니면 취약 부분에 후레싱을 시공해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주면 되는 일이다. 난 후자를 추천했고, 그런 일은 수백만원 수준에서도 가능한 상황이다. 예상 공사비가 십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당연히 집주인 표정이 좋아질 수 밖엔 없다.

또 요즘 사람들중엔 단독주택 생활 경험이 없고 주로 아파트에서만 살던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은 집에서 뭔가 특이한 이상증상 같은 것들이 있으면 무조건 큰 문제가 있는 줄 안다. 그런 생각으로 관련된 수리업자들을 부른다. 집 주인이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 상황이라면 공사하는 사람들은 아주 편안하게 큰 공사할 일들을 만들어 낸다. 집 주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다. 그러면 또 작은 일이 큰 일이 된다. 그러면 집주인은 자신도 모르게 자기 돈 들여서 건축경기 활성화에 노력하는 일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국가차원에선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집주인 입장에선 안해도 될 일에 헛돈 쓰는 일이다.
사실 그런 문제 때문에 내가 처음 주택검사를 시작했던 것이다. 예전엔 무료로 집 봐준다고 하고, 안해도 될 공사비로 눈탱이 때리는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의약분업처럼 "진단따로 수리따로"가 낫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료로 하던 일들을 돈 내고 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고 그나마 지금 수준 정도로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짐작컨데 그런 거부감의 바탕엔 또 자신은 똑똑하기 때문에 절대로 눈탱이를 안맞는다고 생각하는 근자감도 있었을 것이다. 간혹 그거 깨진 현실에 절망하는 분들을 볼 때가 있다. 참 많이 안타깝다.

어쨋거나 요즘 집 산 후 엄청난 수리비 견적에 놀란 분들이 그 순간이라도 날 찾는 일들이 늘어난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다. 그 분들이 쓸데없는 근심걱정에 안해도 될 일들에 큰 돈 쓰는 것을 방지를 할 수있는 기회들이 늘어나는 것이니 말이다. 나도 좋고, 그 분들도 좋고 서로 서로 싱글벙글... ^^
하지만, 역시나 가장 좋은 것은 집 사기전에 검사를 받는 것이다. 정말 이상한 집 사 놓고 검사 받으며 '어떻해요!'를 연발해도 나도 어쩔 수 없는 그런 난해한 집들도 간혹 나타난다. 그럴땐 나도 집주인도 얼굴이 모두 무겁다. 진짜로 어떻하나? 집을 사기전에 하는 검사는 문제의 예방이지만, 집 산후에 하는 검사는 심리적인 위로이다. 그 둘 사이엔 커다란 격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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