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화려하지 않다. 늘 조용히 듣고, 꼭 필요한 말만 던지는 편이다. 학교 다닐 때도, 직장 다닐 때도 그랬다. 그래서 그런지, 말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늘 신기했다.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말이 술술 나올까? 게다가 재미도 있네. 아마 타고난 DNA의 차이겠지. 그 기준이라면 난 과묵 DNA 보유자다.

이게 과묵한 사람 표정이라는데...ㅎ
처음에 주택검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문의전화들이 많았다. 집관리는 주로 여성들만 하는 것 같았다. 여성분들의 전화가 많았다. 이것저것 참 많이도 물어보셨다. 아는대로 대답해 드렸다. 시도때도 없이 오는 전화에 이런저런 얘길해 주는 내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딸이 이런 말까지 했었다.
"그런거 다 말해주면 어떻게 돈을 벌어?"
어린 마음에도 별별 시시콜콜한 얘길 다 해주는 아빠 모습이 이상했나 보다. 저러고도 일이 될까? 내 생각엔 증상이 어떻고 그게 무엇때문에 생긴 어떤 문제인지를 얘길하는 것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내 생각은 좀 더 근본적인 부분 그걸 어떻게 치유하고 고칠 수 있을까에 가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할 것이라는 착각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딸 아이 말이 맞았다. 사람들은 병을 치료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게 무슨 병인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안심을 하곤 했던 것이다. 치유까지 생각을 하질 않았다. 그러다보니 잔뜩 이것저것 물어봐놓고 이런 얘길하는 분도 있었다.
"이미 다 알았는데 왜 주택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그 말은 반은 맞고 또 반은 틀렸다. 그렇게 말하는 분은 다 아는 것이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을 모르는 것이다. 큰 병인줄 알았는데 감기정도의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거야 뭐 그렇게 얘길해도 할 말이 없다. 어짜피 조금 관리하면 나을 병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작은 병이 아닐 경우엔 병명만 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그 치료법을 아는 것이 핵심이다. 병원 갔는데 의사가 병명만 알려주고 더이상 아무 것도 안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그런 병원이 있을 의미가 없지 않은가? 주택검사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증상을 지적하고 어떤 문제인지를 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걸 어떻게 해결을 할 수 있으냐 하는 처방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최근에 대형 카페 건물의 냄새 문제로 검사를 많이 다녔다. 냄새 나는 건 다 안다. 왜 나는지도 대개는 안다. 그런데도 건물주는 내게 의뢰한다. 그건 내가 ‘냄새의 원인’을 넘어 ‘냄새를 없애는 처방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주택검사의 핵심은 진단이 아니라 처방이다. 증상을 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증상을 낫게 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게 내가 하는 주택검사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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