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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축및유지관리

집은 짓는 순간이 아니라, 관리하는 순간부터 진짜 수명이 시작된다.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5. 9. 11.

 

지금은 헐고 새로 지었지만, 예전 우리 시골집은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집이었다. 목수 한 명하고 둘이서 지었단다. 한해 농사 포기하고, 동네 목수와 둘이서 지었다. 기계도 없이 손으로 터 닦고 산에 나무 베어다가 지었다고 했다. 둘다 기술이 신통치가 않아서 그랬던 건지 아니면 하다가 꽤가 나서 그랬던 건지 마당이 평평하지가 않고 좀 기울었다. 집은 그래도 수평을 맞추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역시나 시간 지나니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커다란 기둥으로 받쳐 놓았던 것이 생각난다. 네모난 형태로 네칸 방이 있고 앞쪽에 작은 마루가 있었고, 한쪽으로 부엌이 있는 그런 전형적인 시골집이었다. 이십대 젊은 시절에 지은 집에서 70대에 돌아가실 때까지 쭈욱 사셨다. 농사일도 바빳겠지만 원체 집관리도 잘 안하는 분이라서 크게 손보는 것 없이 그냥 그대로 낡아갔던 집이다. 가장 큰 변화는 처음엔 초가지붕이었던 것이 나중엔 함석지붕으로 바뀌었다는 것 정도. 소나무 기둥에 벽은 흙집이니 틈새가 많아서 겨울되기 전엔 도배를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엔 신문지로 도배하다가 세상이 좋아지면서 벽지로 바뀌었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집인데 그래도 그 집이 50여년을 넘게 버티고 서 있었다.

 

대충 이 정도쯤 되는 집이었던 것 같은데... ^^
 

그런 집에 비하면 요즘 지어지는 집들은 정말 수준 차이가 엄청나다. 무척 좋은 집들이 지어진다는 것이다. 옛날에 상상도 못할 정도로 좋은 자재와 공구들이 사용이 되어 반듯반듯 멋지고 튼튼한 집들이 지어진다. 우리 할아버지가 이런 집 짓는 장면을 보셨다면 정말 많이 좋아하셨을 것이다. 당신처럼 모든걸 다 수작업하는 일은 안해도 된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요즘 집들은 옛날처럼 오래가질 않는다. 왜 허술하게 지어졌던 옛날 시골집은 오래 갔는데, 요즘 집은 더 오래가질 못할까?

답은 간단하다. 물이다. 예전엔 다 밖에서 해결하던 물이 이제는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 얘긴 집이 지어진 후에 더이상 우리 할아버지처럼 집관리를 안하면 안된다는 얘기이다. 그땐 지붕만 괜찮으면 집이 젖을 일이 없었다. 좀 젖어도 금방 마르는 구조였다. 하지만, 요즘 집들은 비로 인한 지붕 누수가 생기지 않아도 실내에서 물을 사용하는 부분들 때문에 또 다른 종류의 누수가 생겨난다. 게다가 단열과 기밀성이 좋아지다보니 결로와 곰팡이라는 문제까지도 생겨났다. 잘마르지도 않는다.

 

그러니 예전에 지붕 누수만 막으면 되었던 것이 지금은 지붕누수는 당연하고, 그 외에 실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누수에다가 벽체속에 결로 곰팡이가 생기는 것까지도 막아야만 한다. 또 강제로라도 말려야만 한다. 집이 복잡해지면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할 일들이 늘어날 수 밖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집관리에 대한 의식수준은 옛날 우리 할아버지 수준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집이 빨리 망가지는 것이다. 수명이 줄어드는 것이다.

 

집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관리를 해줘야만 한다. 당연한 얘기다. 또 같은 물건인데 자동차 관리는 잘 하는 사람들이 왜 집관리는 잘 안할까? 자동차회사 사람들이 차관리에 대해선 교육을 잘 시켰나? 그렇다면 집 짓는 사람들도 그런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집은 짓는 순간이 아니라, 관리하는 순간부터 진짜 수명이 시작된다. 미래 주택산업은 유지관리가 주역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