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냄새 때문에 전화가 부쩍 늘었다. 누수 다음으로 사람들 속을 썩이는 건 역시 냄새다. 참 묘하다. 주택의 구조가 취약해서 집이 무너지든 말든, 눈에 보이지 않는 건 대체로 무시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거나 코끝을 찌르면 발칵 뒤집힌다. 인간의 한계다.
코는 예민하다. 개코엔 못 미쳐도, 인간 감각 중에선 단연 톱이다. 정밀도도 장난 아니다. 심지어 기계도 못 잡는 냄새를 사람은 귀신같이 잡아낸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하는 냄새 판정 방식이 뭔 줄 아는가? 번듯한 계측기가 아니라 비닐봉투에 공기 담아다가 회의실에서 까놓고 킁킁대는 거다. 과학이 아니라 코를 사용한 냄새 감상회다. 수치로 잡기 어려운 게 냄새라는 얘기다.

얼마 전엔 새로 지은 커다란 고깃집에서 연락이 왔다. 고기 굽는 냄새가 아니라 글라스울 샌드위치판넬 젖은 냄새 때문이란다. 솔직히 웃겼다. 고깃집에서 패널 냄새 타령이라니, 고기 냄새가 얼마나 강한데... 아마도 영업 전엔 고기 안 구우니까 그 냄새가 더 잘 느껴지나 보다. 그래도 고기냄새 배인 것에 비하면... 인간 코의 민감함이란~
또 어떤 곳은 옥상에 갖다 놓은 이동식 주택 모듈이 문제였다. 이상하다. 공장 제작품이면 비 한 방울 안 맞고 설치되는 게 정상인데, 웬일로 물에 젖었을까? 제조부터 시공까지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수준이다.

집 지을 때 비 맞추지 마시라! 내가 늘 하는 얘기다. 그게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다. 재료 변형되고, 색 바래고, 썩는다. 이제 한 가지 이유가 더 생겼다. 바로 냄새다. 젖으면 냄새도 나요!
냄새라는 건 눈에 보이지도 않고, 계측기로도 안 잡히는데 사람 신경은 제대로 긁는다. 그러니 건축할 때 비 맞추지 마시라. 안 그러면 집 안에서 “이상한 냄새”로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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