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생 지식근로자였다. 하지만 같은 지식근로자는 아니었다. 전반부는 월급 받는 문과 노동자였고, 후반부인 지금은 내가 제공한 기술로 수수료를 받는 이과 노동자다. 그때는 회사가 나를 먹여 살렸지만, 지금은 내가 나를 먹여 살린다.
비유하자면 회사에서의 생활은 꽃이었고, 지금의 생활은 열매같다. 꽃은 피었을땐 화려하지만 지고 떨어질땐 초라하다. 하지만 열매는 처음엔 작지만 시간이 지나며 무게를 키운다. 그게 축적의 힘이다.
난 늘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 일을 찾아서 하라는 얘길한다. 내가 하고 있는 주택검사와 같은 일 말이다. 그래야만 꽃에서 열매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 열매가 되질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절박함의 부족일 것이다. 온실에서 오래 피었던 꽃은 바람 한 번에도 흔들리고, 비 몇 번에도 견디지 못한다.

같은 시간을 보내도 직장 생활과 개인 사업은 그 결과물이 다르다. 큰 조직에서 만들어낸 대단한 성과들이라도 꽃 축적이 안된다. 반대로 개인 사업은 별 볼일 없는 성과라도 축적이 된다. 축적의 힘은 투자에서 얘기하는 복리처럼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삶을 바꾼다. 꽃과 달리 열매는 계속 축적할 수가 있고, 결국 진짜 내 것이 된다.
문제는 화려한 꽃 시절이 길었던 사람일수록, 초라한 시작을 견디지 못한다는 데 있다. 꽃의 운명에서 가장 비극적인 순간은 화려하게 피어올랐을 때 온실을 떠날 수 밖엔 없다는 것이다. 그때 버리기 아까워 말려 걸어둔 색바랜 장식품이 될 것인가, 아니면 버려진 씨앗 같은 존재였지만 싹을 띄워 개똥참외 같은 열매가 될 것인가 선택은 자신들의 몫이다.

문과생으로 사무실에서 보고서나 만들던 내가 선택한 것은 개똥참외의 길이었다. 남들 안하는 일 찾아내서 기술로 먹고사는 이과생처럼 된 것이다. 자기 일을 가진 사람은 늘 살아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축적의 힘을 믿고 버티고 극복하다보면 어느새 열매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모 시인의 말대로 그냥 열매가 열렸을리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끔 주말 교육을 한다. 단순한 기술교육이 아니다. 꽃이 어떻게 열매로 바뀌었는지를 조용히 보여주는 시간이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공지를 보시면 된다. 지는 꽃에서 다시 씨앗이 될 준비가 된 분들은 오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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