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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하자 검사사례

누수 원인은 태양광 때문? 시공사가 알려주지 않는 '진짜 누수' 찾는 법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5. 9. 25.

누수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지붕 위에서 "태양광 패널 문제"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사라진 시공사. 하지만 빌딩사이언스 전문가가 정밀 검사한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겉보기에 취약해 보이는 곳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배포 좋은' 진단이 왜 위험한지, 그리고 왜 꼼꼼한 비파괴 누수 검사가 필요한지 그 이유를 공개합니다.

 

 

누수가 생겼다는 집, 자료를 받아보니 머리 아프다. 요즘 집들은 워낙에 잘 지어 놓아서 누수가 생겨도 원인 찾기가 쉽지가 않다. 패시브 하우스 유형의 집인지라 고생 좀 하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어쨋거나 누수 등의 하자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것이 내 직업적인 사명감인지라 나가서 이 한 몸 바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발했다.

도착하니 주인은 없고, 왠 객들만 있다. 이미 지붕 위에 올라가 있던 아저씨들이 집주인이냐고 묻는다. 시공사에서 온다고 했었는데 그 분들인 것 같다. 아니라고 하고 집주인 올때까지 기다리면서 지켜봤다. 지붕위에서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더니 태양광 패널 부분을 살펴보곤 여기네 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도 그 쪽을 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먼저 살펴보고 거기서 물샌다고 하니 얼마나 기쁜 마음인지? 잘됐다. 그럼 내 일이 확 줄어들겠는걸!

실크벽지를 뜯어 놓으니 벌써 많이 말라버렸다.

 

잠시뒤 집주인이 왔다. 난 집안부터 봐야하니 들어가서 검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 분들은 안쪽을 한번 슬쩍 보더니 '여기서 샙니다.' 라고 통보하듯 얘기하고 가버렸다. 그 분들의 주장은 태양광 패널쪽에서 물이 새니 시공사 책임이 아니고 태양광 패널 시공한 사람들 책임입니다. 그러니 잘 해결하세요. 바이 바이! ㅠㅠ

놀랐다. 대단한 고수들이다. 집안에서 물 샌 부분을 점검할 생각도 안하고 지붕 위에서 왔다갔다 하더니 누수의 원인을 바로 찾아내서 얘길해주고 갔으니 말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렇게 쉽게 말하고 갈 수가 있다는 넘치는 자신감과 배포에 더 놀랐다. 나는 쫌생이라서 하나 하나 다 살펴보고 이것저것 연결해서 생각을 해보고 또 사무실에 와서 다시 점검해봐야만 뭐가 문제이겠구나 하는 결론을 내릴 수가 있는데... 아, 부럽다!

애고, 무서워라! 이런데 올라가면 다리는 후들후들, 내가 뭐하러 여길왔나 후회막심 ^^;

 

문제는 그 실력자들이 태양광 패널쪽 문제라고 했으니 나도 그런가 보다 하고 이것저것 살펴보는데 왜 자꾸만 그게 아닌 것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는 점, 이러면 안되는데! 그 형님들 말씀에 맞는 증거들이 나타나야 하는데 그쪽과는 거리가 있는 증상들이 나타나니 어떻하지? 납득이 안되네, 납득이!

안에서도 찾아보고 밖에서도 찾아보고 무섭지만 지붕 위로도 올라가서 또 찾아보고 틈새가 있는 곳엔 물도 좀 넣어보고... 의심가는 곳들은 있는데, 그런 의심을 뒷바침할 만족스러운 증상이 안나타난다. 이거 참! 나도 그냥 그 형님들처럼 태양광한테 뒤집어 씌워버릴까? 그게 겉보기엔 가장 취약한 부분 같은데... ^^;

양심상 그럴수는 없고, 고생고생한 끝에 원인이 될만한 문제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상들도 발견을 했다. 그런데, 태양광 패널쪽이 아니다. 이걸 어쩌나! 우리 형님들 볼 면목이 없네.

천정속도 멀쩡한데...

이러니 내가 누수 검사를 하면 100% 원인을 찾아주나요 하는 질문을 받으면 고갤 젖는 것이다. 딱 봐서 여깁니다 할 수 있는 귀신같은 실력도 없고, 그냥 그런 추정을 진짜인양 얘기할 배포도 없다. 그냥 개미처럼 열심히 찾아야 하는데 그런다고 꼭 원인이 밝혀지는 것도 아니고 참 힘든 일이다.

몇 년씩 골머리 앓는 누수를 한 번 보고 단박에 맞춘다면 그건 신내림의 경지이지 기술자의 역할은 아니다. 그냥 내가 늘 하는 말은 나 스스로 납득이 갈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찾는다는 것, 그게 내가 하는 누수검사의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