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병리학에서는 집을 사람에 비유한다.사람처럼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결국은 수명을 다한다는 것이다.
나는 요즘 “집이 예민해졌다”는 말을 자주 한다.집주인들이 예민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집이 스스로 까칠해졌다. 예전에는 별일 아니던 것이 이제는 하자가 된다. 왜 그럴까.
요즘 집이 예민해지고 까칠해 진 이유는 고단열, 고기밀 주택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옛날 집들은 두루뭉실 했는데 즘 집은 그렇지가 않고 사소한 것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왜?
여기에도 우리사회의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같은 현상이 적용이 된다. 예전에 못살아도 다들 사는 것이 비슷했기 때문에 고통 분담이 되었는데 지금은 격차가 커지다보니 한쪽으로 고통이 쏠린다. 빙빙 돌리지 말고 얘길하자면 이런 것이다.
예전의 집들은 바람 술술 통하는 집인지라 곳곳에서 바람이 샜다. 그러니 새는 곳도 많고 새는 양도 다 비슷해서 어느 특정부위에만 몰리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요즘 지어지는 고기밀 주택은 집 전체가 다 꽉 막혀있다. 그런데, 시공 부실, 실수 등의 다양한 이유로 한 부분에 틈새가 생겼다. 그럼 그 부분으로 공기들이 확 몰린다. 한 곳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다. 그럼 당연히 이상 증상이 발생을 할 수 밖엔 없다.

고단열도 생각해 보자. 예전에 단열이 약하던 시절엔 벽체 전체가 차가웠다. 그러니 실내 습기가 전체에 분산되어 달라 붙었고, 당연히 별 문제가 없었다. 바람술술 통하는 환경도 습도를 낮추는데 일조를 했다. 그런데, 요즘 집은 단열이 다 잘되어 있다. 실내습도도 높다. 그런데 만일 한 부분 취약한 곳이 있다면 그럼 또 그쪽으로 습기가 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럼 그 부분 주변으로 곰팡이에 결로 증상이 쉽게 발생을 한다. 요즘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나타나는 겨울철 결로 곰팡이 문제들이 다 그런 식의 증상이다.

그러니, 요즘 집이 예전과 달리 예민하고 까탈 스럽다는 얘길하는 것이다. 고기밀, 고단열로 갈 수록 점점 더 그런 증상이 심화가 된다. 고기밀 고단열화 되어 갈수록 시공도 점점 더 완벽에 가까워야만 한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그렇지가 못하다. 그 차이에서 집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빌딩사이언스계의 구루인 BSC의 조셉 스티브룩 박사가 과도한 기밀성과 단열성은 집의 포용력을 없앨 수가 있으니 적당한 수준의 집을 지으라고 얘길 하는 것이다. 용서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는 그런 디자인을 하자고 하는 것이다.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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