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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대한 생각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 홈인스펙터제프는 왜 늘 낙관적인 얘길할까?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6. 2. 11.

난 사실 문과생이다.


건축계은 대체로 이과생들의 세계다. 문과생들에겐 낯선 이세계이다. 고등학교 때 문과 이과로 갈라지던 일이 그땐 별것 아닌 줄 알았다. 하지만 살아보니 그 구분은 뿌리가 깊다. 배운 것이 다르니 생각도 말하는 것도 다르다. 주택 하자 문제를 두고 남들과는 다른 말을 자주 하다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문과생이라서 그런가? 물론 근거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자기 행동에 이유를 붙이길 좋아한다. 그 이유가 틀려도 상관없다. 그럴듯하면 된다.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이다.

 

봐도 모르니 난 문과생!

 

주택검사 일을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금지한 말이 하나 있다.


바로 이 말이다.

 

“어떤 놈들이 이렇게 해놨어?”

 

원래도 자주 쓰는 말은 아니었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상담 중이던 한 주부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이상하죠? 보수하러 오는 사람마다 꼭 같은 말을 해요.”

 

앞사람이 그 말을 하며 고쳤는데 또 문제가 생기면, 다음 사람이 와서 또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그래서 나는 웃긴 사람이 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 문장은 내겐 금기어가 되었다. 

 

대신 내가 남달리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걱정하지 마세요.”

 

하자 보수의 세계는 과장이 심하다. 아무래도 문제를 키워야만 시공으로 이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걱정불안은 기본값이다. 하지만, 그런 세상에서 나는 꽤 낙관적인 편이다. 가끔은 너무 낙관적인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공감 능력이 부족해 보일까 스스로 걱정도 한다. 하지만 안다. 걱정이 많은 사람 곁에는 이미 충분히 공감하고 걱정을 더 키워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굳이 나까지 그런 일 안해도 된다.

 

 

문제는 공감만으로는 집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감은 위로가 되지만, 해결책은 아니다. 중요한 건 이게 어떤 문제인지, 얼마나 큰 문제인지,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는지다. 게다가 하자진단이 업인 나로서는 이미 더 큰 문제들을 많이 봐왔다. 그러다 보니 자잘한 문제로 밤잠 설치는 분들을 보면 먼저 안타까움이 든다. 그래서 입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늘 같다. 걱정하지 말아요. 가끔은 스스로도 착각한다. 걱정많은 세상에 한줄기 빛을 비춰주는 구원자적인 역할인가? ^^;

 

그런 일들은 또한 내가 시공을 하지 않고, 주로 진단하고 원인을 분석하며 해결책만 제시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공을 하면 욕심이 생긴다. 욕심은 문제를 키우고, 문제를 키우면 판단이 흐려진다. 인간은 이해관계가 개입되는 순간 객관성을 잃기가 쉽다. 인간은 원래 그런 약한 존재이다. 

 

 

오늘 아침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택 하자 문제에 대해 늘 다른 입장을 취하는 이유가, 어쩌면 내가 문과생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문과생들은 모든 문제에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에 익숙하다. 


“이게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

 

하자 문제는 이런 질문을 대입하면 그냥 살아가다 발에 채이는 그런 돌멩이 같은 존재일 따름이다. 순간 발이야 아프겠지만 그렇다고 갈 길을 멈추게 하는 그런 중요하고 큰 문제는 아니다. 역시 문과생적인 관점이다. ^^;

 

 

홈인스펙터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