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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축및유지관리

누수 등 하자문제 100% 해결? 그건 딴데가서 알아보시고 조금 덜 고생하겠다는 생각이라면...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5. 11. 9.

 

오랫동안 내 블로그와 카페의 글들을 봐온 분들은 잘 안다. 나는 결코 “100% 해결해 준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건 신의 영역이지, 인간의 일이 아니다. 나는 신내림 받은 점쟁이가 아니라 그냥 열심히 일하는 하자문제 전문가 홈인스펙터다. 내 비결은 열심히 하는 것이다. 관련된 공부도 했고, 경험도 많고, 장비도 있으니 남들보단 조금 잘할 뿐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요즘 입소문 듣고 연락하는 분들이 늘어났다.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머리 아프기도 하다. 그분들이 하는 말은 대부분 이렇게 시작한다.

“벌써 여러 업체가 다녀갔는데요…”

그말 들으면 벌써 피곤해진다.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만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도 쉬운 문제를 좋아한다. 게다가 자료도 없이 하소연만 가득이다. 이건 하자 상담인지, 심리 상담인지 헷갈린다. 그 동안 고생 많았다는 건 느껴지지만 아무 것도 손에 쥐는 것이 없이 퍼부어지는 말들을 듣고 있으면 뇌가 과열된다. 작동불능 상태에 쉽게 들어간다. 건물이 어떤 형태인지도 모르는데 원인을 추정하라니, 그건 거의 용한 점쟁이 수준의 예지능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천정 매립등에서 물떨어진다는 얘기만 하면 내가 무슨 말을 할수가 있을까?

 

게다가 이런 말도 아주 편하게 하신다.

“100% 해결해 주시는 거죠? 믿습니다.”

그 말이 제일 싫다. 내가 신도 아니고 믿음을 전도하는 전도사도 아닌데 왜 나한테 믿음을 구하고자 하는 것일까? 난 그냥 내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일 뿐이다. 내게 그런 얘기하지 말고 그냥 참고할 자료부터 먼저 보내시기 바란다. 그게 무턱대고 믿는 것보단 훨씬 더 문제 해결에 빠른 길이다. 아무 것도 없이 그런 말부터 꺼내는 순간 벌써 마음이 멀리 떠나버린다.

뭐 이런거라도 보내줘야만 뭔가 뭔지 감이라도 잡을 수가 있지 않을까?

 

검사 의뢰를 받으면 나는 늘 같은 순서를 따른다. 먼저 도면, 사진, 공사 중 기록 — 가능한 모든 자료를 받는다. 그걸 전부다 분석하고, 문제의 원인을 짚고 체크리스트를 만든다. 현장에선 그것들 확인하고 측정하고 또 이것저것 가능한 많은 것들을 보고 확인한 후 돌아와서 다시 하나 하나 검토한다. 예습과 복습이 철저한 것이다. 사람들 눈엔 검사 한 번 나가면 끝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이삼일이 걸린다. 더 걸릴때도 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더 근접하게 진단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해결”은 불가능하다. 왜냐면 도면은 이상이고, 건물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림대로 지어진 집은 세상에 없다. 눈에 안 보이는 데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누가 어떤 재료로, 어떤 방식으로 시공했는지 다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니 100% 얘길 안하는 것이다. 내 한계를 아는데 당연히 못한다.

이런 분들은 엄청난 실력자라 이런 말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난 절대 아니다. 난 열심히 하는 사람인지라 돈안주면 아예 안간다.

 

그래서 드리는 당부의 말씀, “100% 해결”이라는 환상은 머릿속에서 지워 달라. 나는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조금 더 많이 찾고, 그런 문제로 조금 덜 고생하게 만드는 사람일 뿐이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풀어온 일들 중에는 실력보다 운이 작용한 경우도 많았다. 현장에서 우연히 본 남들 눈엔 잘 안띄는 특이한 증상 하나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그런 운도 실력의 일부라면 그건 인정하겠다. 아마 내 입소문은 운 좋은 놈이라는 데서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그게 뭐 어떤가. 적어도 나는, 신내림을 받은 영험한 점쟁이가 아니라 그냥 열심히 하는 사람이니 말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댓가도 확실하게 요구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