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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하자 검사사례

철콘, 목조가 섞인 ALC 하이브리드주택 누수 원인, 공사중 사진 덕분에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5. 9. 15.

 

주택검사 상담할 때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물어보는 것이 있다. 바로 어떤 집이냐는 것이다. 주택의 형식이나 연식에 따라서  나타나는 하자문제의 정도와 양상들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데 벽에 금가는 문제는 신축의 경우엔 문제가 되지만 오래된 주택들에선 흔한 주름살 정도로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누수 문제로 검사를 나간 집, 건축 형태를 물어보니 ALC라고 한다. 듣는 순간 '아! 머리 아프겠네.' 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ALC 블럭이나 패널이 가진 습기 특성이 좀 독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방식은 표준화가 덜 된듯해서 시공하는 사람들마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분야인지라 머릿속에 전체적인 그림이 잘 안들어온다. 어쨋거나 나타난 증상이 워낙에 특이해서 갑자기 호기심이 확 올라간 상태인지라 꼭 나가서 살펴보고 싶었다. 처음보는 누수 증상이었기 때문이다. 비온다고 천정에서 물이 쏟아지다니! 아무리 비가 많이 왔다지만... 너무 심한데? 호기심이 만빵!

 

평범한 사진 한장이지만 정말 많은 정보들이 들어있다.

 

특이한 문제인지라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설계도면과 건축중 찍은 사진을 먼저 보내달라고 했다. 도면은 평면도 밖엔 없었지만, 사진은 정말 많이 가지고 계셨다. 10년전쯤에 지은 집이라고 했는데... 수백장이 왔다. 덕분에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어디가 문제가 될만한 부분인지를 세세하게 살펴볼 수가 있었다. 

 

현장에 가니 이상하다. 가끔 있는 일인지라 놀랍지도 않다. 검사 요청할 때는 한 곳에서 생기는 누수 문제만 얘길했는데 가보니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새로 생긴 증상도 있었고... 이건 왜 얘길 안했지? 물어보니 그 건 이삼년전부터 생긴 묵은 누수 문제로 늘 그 모양이니 그리 심각하게 생각을 안했던 모양이다. 또 증상이 겉보기엔 그리 심해 보이지 않았던 지라 새로 생긴 특이한 문제만 얘길했던 것이다. 애고! 예습해 온 것이 다 흔들리는 상황이다. 대형 변수의 출현이다!

얘기가 없던 문제인데... 심각하다!

 

이런 경우엔 현장에서 이것 저것 측정을 열심히 한 다음에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서 다시 복습을 잘 해야만 한다. 처음 예습할 때 세웠던 가설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것들을 모두 종합해서 처음 건축할 때의 사진과 매칭시켜가면서 다시 새로운 누수이론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퍼즐 맞추기. 아마도 건축중 사진이 그렇게나 많지 않았다면 전체 문제 중 일부만 포함이 되는 결론을 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참고할 사진들이 많다보니 좀 더 진실의 실체에 가까운 결론을 만들어 낼 수가 있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퍼즐 완성.

 

 

 

주택검사는 비파괴검사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들만 주로 살펴본다. 하지만, 물은 속으로 흐른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누수경로는 추정을 할 수 밖엔 없다. 그런데, 건축중 사진이 있으면 그 추정이 굉장히 정밀해진다. 건축중 사진은 누수 검사에 있어선 엑스레이 사진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건축할 때는 제발 사진들을 많이 찍어 두시기 바란다. 그래야만 좀 더 누수의 원인을 제대로 정확하게 찾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지은지 몇년 지나면 시공사에서도 뭘 어떻게 했는지를 전혀 모른다. 그러니 물이 샌다고 해도 원인을 찾지는 못하고 그저 실리콘 땜방만 해주곤 가버린다. 이 집도 그랬던 집이다. 그렇게 고생 고생하다가 어디선가 입소문으로 나에 대한 얘길 전해 듣고 연락이 온 것으로 보인다. 아무 자료도 없었다면 나도 힘들었겠지만 집주인이 찍어둔 사진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원인을 추정할 수가 있었다.

 

집은 거짓말을 안 한다. 대신 증거를 남긴다. 문제는 그 증거를 남겨두는 건 결국 집주인의 몫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