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있던 빌더 매뉴얼의 마지막 부분에 보일러에 대한 얘기가
보일러 효율에 대한 부분을 보니 일반 보일러 대비 콘덴싱 보일러의 효율이 20~30% 더 높게 나온다. 급 콘덴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다. 콘덴싱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인데.... 맞다. 결로, 콘덴세이션(condensation) , 즉 결로가 생기는 것을 콘덴싱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콘덴싱 보일러는 결로가 생기는 현상을 이용한 보일러란 얘기이다. 그런데, 집안의 골칫덩어리 결로가 어떻게 보일러 세계에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모범생이 되었을까?
기본적인 원리를 따져보자면...
우선 초등학교 과학시간(중학교인가??)에 배운 에너지보존의 법칙에 대해서 기억을 되살려 보자. 에너지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태를 바꾸던 뭘 하던간에 어딘가엔 보존되어 있다는 얘기이다. 물 주전자를 가스렌지 위에 올려 놓고 가열을 하면 물은 수증기로 변한다. 그 얘긴 물이 수증기가 되는데엔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다시 말하면 수증기는 물과 에너지의 결합체이다. 그런데 수증기가 다시 물이 되려면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버려야만 한다. 즉 수증기가 물이 되는 과정에선 열이 다시 나온다는 얘기이다. 그 과정이 수증기가 결로되는 콘덴싱 과정이다. 콘덴싱 보일러는 보일러 안에서 일부러 결로를 일으켜서 그때 발생하는 열을 또 이용하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서 좀 설명을 해본다.
일반 보일러는 버너의 불로 온수 파이프 속의 물을 데우는데 그 과정에서 생긴 배기가스는 그대로 외부로 배출이 된다. 그때 배기가스의 온도는 120도 이상이라고 한다. 콘덴싱 보일러는 그 배기 가스를 그대로 배출시키지 않고 보일러로 들어오는 냉수파이프를 돌아서 나가도록 만든 것이다. 이때 뜨거운 배기가스가 파이프를 한번 데우게 되고 또 배기가스 속에 포함된 수증기가 냉수 파이프 표면에 결로로 맺히면서 열을 방출해 또 한번 데우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콘덴싱 보일러는 거의 100%에 가까운 에너지 효율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이다. 결로 현상도 이런 식으로 활용을 하니 아주 유용한 자연현상이 된다.
일단 과정 자체가 복잡하니
보일러의 구조도 보통 보일러 보다는 복잡하다. 게다가 배기가스가 결로되는 과정에 결로수엔 배기가스내 다른 성분이 녹아드는데 이게 좀 산성을 띤다. 그래서 부품들도 산에 강한 재료를 사용해야만 한다. 덕분에 가격은 좀 더 비싸다. 그리고, 이 콘덴싱 보일러는 에어컨처럼 결로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이를 배출하는 배관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보일러실에 하수배관이 없으면 콘덴싱 보일러는 설치를 할 수가 없다는 단점도 있다.
또 한가지 단점은 배기가스의 열을 회수하다보니 배출되는 가스의 온도가 많이 낮아진다. 보통 50도~60도 수준의 배기 가스가 배출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낮은 배기가스가 배출이 되면 외부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 기존의 가스배출구에선 볼수가 없었던 강력한 흰색의 김을 만들어 낸다. 아래 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람 다니는 곳이나 옆집과 가까운 곳에 배출구가 배치가 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사실 저 배기가스는 기존에 것보다는 많이 순화가 된 것인데, 문제는 사람들의 눈에 아주 잘 띈다는 것이다. 집들이 밀집된 경우엔 옆집과의 트러블 원인이 된다. 저 배기 가스의 결로 문제 때문에 콘덴싱 보일러는 기존 보일러와는 다른 특별한 연통을 사용하고 그 연통은 또 외부쪽에서 안쪽으로 좀 기울게 설치가 되어야만 한다. 등등의 조건들이 있다. 하지만, 뛰어난 열효율은 그런 단점들을 그냥 참을만 한 것들로 치부하게 만든다.
북미나 유럽쪽에선 이미 콘덴싱 보일러들로 주류 보일러가 전환이 되어가는 것 같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도 보일러 중에서 콘덴싱이 차지하는 비중을 점점더 커져만 갈 것이다. 보일러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보면 조금더 열효율이 높은 단열성이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단열이 주택의 하드웨어라면 보일러는 그 주택을 돌리는 소프트웨어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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