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유리섬유 남은 것 폐기하는데 자격증이 필요하냐는 질문이었다. 어리둥절! 왜 그런 생각을? 하고 물어 봤더니 유리섬유를 석면과 같은 것으로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이었다. 거기에다 단열재 사러 가신다는 분이 건재상엔 석면 안판다고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는 질문까지 있었다. 유리섬유 단열재 넣으라고 조언 했더니 유리라는 단어는 어디다 갖다버리고 그게 대충 석면 같은 것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고 건재상에 찾으러 다니신 것이다. 참 편하게 사신다.
유리섬유와 석면이 왜 그렇게 헷갈릴까를 생각해 보니 아마도 우리 말이 섬유나 석면이나 비슷한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영어로는 Glass와 asbestos로 완전히 다른데.. 또는 유리섬유 단열재를 보면 인공적으로 만든 것이니 자주 들었던 단어인 석면이 떠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낯설은 것을 보게 되면 일단 아는 단어 갖다 붙이는 것이 뇌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집 보수공사하다가 나온 유리섬유 단열재에 화들짝 놀라서 석면 아닌가 하는 걱정에 휩싸인 분들도 많다. 하지만 솜처럼 생긴 것은 대개 유리섬유일 가능성이 높다.
석면은 진짜로 돌에 섬유와 같은 결정체가 생겨 있는 모양이다. 아래 사진 처럼 말이다.
저 면처럼 생긴 결정체가 단열성도 좋고 불에도 강하고 하다보니 다른 재료들과 섞어서 건축재료로도 많이 사용이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스레트 지붕이다. 요즘 저 스레트 지붕 철거하려면 자격증있는 업체에서 와서 처리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또 많이 쓰인 곳이
보일러 배관 같은 뜨거운 난방배관을 감싸는 부분이다. 희끄므레한 색으로 배관을 감싸고 있는 재료가 보인다면 그건 아마도 석면제품이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이 천정재로 사용이 많이 되었다. 단열성도 있기 때문에 단열재로도 사용이 되었다. 하지만, 단열재로 사용되더라도 솜형태로 사용되기 보다는 주로 판재로 사용이 되었다. 그러니 솜 형태만 보이면 석면이 아닌가 의심할때 사실은 그 솜처럼 보이는 것 보다는 그 아래에서 받치고 있는 천정용 판재에 석면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반면, 유리섬유 단열재는
판재의 형태보다는 아래 사진처럼 솜이불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 뭔가 모르겠지만 노란 색의 솜 같은 재료가 나온다면 그건 유리섬유 단열재일 가능성이 더 높다. 국내에서 초기에 많이 사용된 유리섬유 단열재의 색이 노란색이다. 특히 비닐 같은 것에 싸여 있다면 그건 유리섬유 단열재이다.
이 제품은 말 그대로 유리로 만들어진다. 주로 유리병을 재활용해서 만든다. 예전에 유리섬유 단열재가 만지면 따가운 것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지금은 그다지 따갑지 않은 제품들이 주로 사용이 된다. 한쪽에 종이가 붙은 것들이 주로 많이 사용된다. 시공이 쉽고, 가성비가 가장 좋은 단열재인지라 빈공간을 채우는 단열재로선 대세인 제품이다.
석면은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사용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구할 수도 없다. 그러니 건재상에 가서 유리섬유 단열재 달라고 할걸 실수로 석면 달라고 해도 그냥 알아서 유리섬유 단열재를 준다. 석면과 유리섬유 잘 구분 못하는 사람들 많아서 생긴 특이현상이다.
집 배관 뜯었더니 아래 사진과 같은 장면이 나오면 화들짝 놀라는 사람들 많다. 노란색 솜 처럼 생긴 것이 석면인줄 알고 말이다. 노란색 솜은 유리섬유 단열재이다. 석면은 그 아래 하얀색 부분일 가능성이 높다. 주의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아는 것이 엉뚱한 일 안하는 지름길이다.
참고로 여기선 석면은 대충 어떤 제품들이다 하고 얘긴 하고 있어도 육안으로 석면을 판별하기는 어렵다. 진짜 석면인지 여부는 샘플을 실험실에 보내어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 반드시 알아 둘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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