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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축및유지관리

세상엔 숨은 고수란 없다. 바쁜 고수들만 있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려면...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5. 11. 27.

10년전에 주택검사를 처음 시작 했을때 느낀 점이 있었다. 사람들이 집수리 할 기술자를 찾는데 애를 먹는다는 것이었다. 상담할 때 늘 나오는 얘기가 일 잘하는 사람 소개해 달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려웠다. 왜냐면 일 잘하는 사람들은 워낙에 일들이 많고 바쁘다보니 시간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좋은 기술자는 금보다 귀하다.

집을 짓겠다는 분들은 자기 집을 잘 지어줄 시공사들을 찾아 다닌다. 그럼 시공사들이 집을 짓겠다면 뭘할까? 건축주와 똑같다. 집을 잘 지어줄 기술자들을 찾아다닌다. 시공사들중에 자기 직원으로 기술자들을 두고 있는 업체가 거의 없다. 대개는 현장감독할 사람 몇 명외엔 전부다 외주를 준다. 그러니 좋은 집을 짓겠다는 신념이 강한 업체들은 실력 좋은 기술자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들을 한다. 끊임없이 일거리를 만들어서 그 사람들의 스케쥴을 잡아 놓는다. 때문에 실력있는 기술자들은 한 두 회사의 일을 하면 다른 곳의 일들을 할 시간 자체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그런 기술자를 만날 확률은 복권 당첨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 내가 처음 건축 일을 배울 때 현장에서 은퇴한 사부님을 한분 모시고 배웠다. 그때 그 양반과 처음 한 일이 일 시작하기전에 두어주 정도는 각 분야별로 일할 기술자들을 만나러 다니는 일이었다. 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 찾아다니면서 술 사주고 밥 사주고 시간 좀 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처음에 한 일이었다. 그때 알았다. 실력 좋은 기술자들은 늘 바쁘다.

가끔은 스케쥴이 안맞아 인력사무소의 추천을 받아서 일을 하기도 했었다. 결과는 혹시나가 역시나인 경우가 많았다. 전날 미장해 놓은 벽이 다음날 보니 흘러내려 주름진 상황도 있었다. 그때 오셨던 진짜 기술자 할아버지, 나한테 벽돌 깨는 망치 하나 쥐어 주더니 그걸로 벽을 찍어서 온통 흠집을 내 놓으라고 했다. 그 다음날 봤더니 벽을 맨질맨질한 거울로 만들어 놓으셨다. (그 양반 참 고수인데... 문제는 힘든 일 하다보니 휴식시간때마다 막걸리 한병, 나중에 들으니 알콜중독으로 요양원에 들어갔다고... 고수들의 노년엔 또 그런 쪽이 많다. ㅠㅠ )

 

당시 일 할 사람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들을 때 마다 이런 생각을 했었다. 수리 요청을 하는 사람들과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연결하는 플래폼을 하나 만들어볼까? 하지만, 포기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런 기술을 가졌다는 사람들의 실력을 검증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믿고 맡겨야만 하는데, 건설현장이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내가 괜히 고생한 것이 아니다. 만일 그런 일 했다가 피해보는 사람들 생기면 뒷감당이 안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난 그 계획은 폐기!

그런데, 이삼년 뒤에 보니 업체 하나가 그런 일 한다고 엄청나게 광고를 했다. 궁금했다. 내가 우려했던 그 검증 리스크는 어떻게 보완을 했을까? 알아보니 전혀 보완을 안했다. 그냥 자신들의 역할을 단순한 소개자 정도로만 규정을 한 것이다. '이상한 사람 만나 엉뚱한 일 당해도 그건 우리 책임 아닙니다.' 뭐 그런 식이다. 돈벌이는 몰라도 결코 좋은 사업모델은 못된다.

https://youtu.be/4AB0jF3vNsQ?si=c7O59bsD62FHdK-m

 

 

어제 뉴스 동영상을 하나 보니 그렇게 소개받은 사기꾼 기술자들에게 당한 사람들 얘기가 나온다. 내가 전에 걱정을 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말이다. 어떤 플랫폼이 사기꾼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면 그건 사업모델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다. 그걸 극복하지 못하면 오래가질 못한다.

정리하자면 진짜 고수들은 숨지도 않고 또 숨을 필요도 없다. 그냥 다들 바쁘다. 그 사람들에게 일 맡기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사람들이 그런 인터넷 플랫폼에서 일거리 찾을 일 자체가 없다. 그러니, 그런 플랫폼을 쓰는 사람들은 환상을 내려놓는 게 좋다. 그걸 모르고 사용하다보면 아주 비싼 수업료를 낼 수가 있으니 말이다. 이미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럼 집 고칠때 어떻하면 좋을까? 집 주변에 있는 인테리어나 집수리 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적어도 자기 가게를 가지고 동네 장사하는 사람들은 기본 이상은 한다. 그런 업체가 없다면 근처 인력사무소에 전화해서 원하는 일을 해 줄 사람을 추천받는 방식도 있다. 그쪽도 나름 좋은 사람들 많이 확보하려고 애쓰는 곳들인지라 순엉터리 초짜는 소개해 주질 않는다. 건축쪽은 아직은 그런 아날로그 방식이 더 안전하다. 인터넷 플랫폼은 아직 그 정도의 필터링조차 안되는 상황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