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어지는 경량목구조주택, 목조주택은 지붕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보통 목조주택들은 프레임의 구조상 측면 지붕선 끝이 길어야 벽체로부터 2피트 정도 밖에 못나가는데 요즘은 그정도도 안나간 아예 처마가 없는 집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층 집에 박공 지붕 구조이면 박공쪽의 벽체는 거의 3층 높이이다. 지붕 처마가 없으므로 대부분의 벽체는 그대로 비바람에 노출이 되는 형태가 되어 버린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집도 벽체가 비 바람에 노출되면 시간이 지날 수록 문제가 생기는데 나무를 사용하는 목조주택인 경우는 더 빨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 문제가 젖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보통 생각하길 비에 벽체가 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주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젖는 것 보다는 그걸 빨리 마르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형태로든 벽체가 젖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잘 마르면 문제가 안된다는 것이지요.
얼마전 보일러실에 전기 온수기를 설치하면서 수도관 소켓을 제대로 연결하지 않았던 일이 있었다. 30~40분 정도후에 가보니 수도관이 빠져버리면서 물이 뿜어져 나와 앞쪽과 옆 벽을 싹 다 적셔놓았다. 물에 강한 재료들이 아닌데 큰일났다 싶었다. 그런데, 설치한 곳이 보일러실이라서 따뜻한 공기들이 항상 있다보니 금방 마른다. 다음날 아침에 가보니 벽체가 싹 다 말랐다. 젖었던 흔적조차도 없다. 아하! 역시 과학자들 말이 맞구나.
지붕 처마가 짧아서 노출된 벽 표면의 페인트가 벗겨지고, 색이 바래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것이야 쉽게 손 볼 수 있는 것이니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벽체의 안쪽이 젖었는데 잘 안마르면 문제가 크다. 오랜기간 벽체가 젖어있게 되면 벽체를 덮고 있는 합판, OSB가 상하고 곰팡이가 피는 일이 생기 때문이다. 아래의 집이 그런 상황이 생겨버린 집이다. 한쪽 벽체 전체가 다 곰팡이가 피었고 상해 버렸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벽체의 합판위에 설치되는 투습방수지 위에 공기 순환이 가능하도록 틈을 두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나 스타코 같은 수분흡수 및 함유성질이 있는 외부마감재를 쓸 경우에는 반드시 그런 식으로 시공을 해야한다. 그래야, 과학자들이 얘기하는 "젖는 것 보다 더 빨리 마르는" 건강한 벽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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