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전 검사 자료들을 정리하다보니 좀 특이한 현상들이 눈에 띄다.
예컨데 이런 것이다. 타운하우스라는 곳들이 있다. 자료를 쭉 보면 주택하자에 대한 문의는 상당히 많았던 것을 알 수가 있다. 반면 직접 주택검사가 실시된 적은 많지 않다. 일반 주택들과 비교해 생각해 보면 그 현상이 확연하다. 보통 주택들은 하자 문의를 하다보면 대부분 그대로 검사요청으로 이어지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왜 타운하우스들은 문의는 많고 또 얘기가 나왔던 하자도 심각해 보이는데 검사는 적은 것일까?
드물긴 하지만 검사를 나가 본 경험에 의하면 타운하우스 집주인들은 하자검사를 받는 것에 대해서 극도로 조심스러워 한다. 뭘 조심스러워 하냐면 이웃집에 알려질까봐 무척 주의한다. 어떤 집은 누가 물어보면 주택검사가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 공사하려고 왔다고 얘길해 달라고 당부를 한다. 다행히도 내 차는 그냥 일반 승용차인지라 눈에 띌 일은 없었지만 왜 그런지 궁금했다. 물어보니 이웃 사람들이 하자 있다고 하면 집 값 떨어질까봐 그냥 다들 그냥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하자문제로 주택검사 받는다고 알려졌다간 말많은 동네 주부들 사이에서 왕따 되기 십상이라는 얘기였다. 왜곡되고 무서운 공동체의식!
어떤 집은 검사할 때 이웃집 사람들이 다 몰려와 있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면 원래 다 그런 것 아니냐는 식의 질문들을 쏟아낸다. 집주인은 문제라고 하는데 이웃집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고 얘길하는 식이다. 들어보면 그 집은 아직 그런 문제들이 나타나진 않거나 경미한 경우들이다. 희안한 공동체 의식이 발휘된다.
한두집이 아니라 단지 전체가 문제가 되는 곳들도 있다. 얘길 들어보면 그 단지내 대부분의 집들에서 비슷한 현상들이 나타난다. 전화하신 분들은 팔딱팔딱 뛰는 상황이다. 주변 사람들도 다 난리라고 얘길한다. 당장이라도 나가봐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곳일수록 더 연락이 없다. 이유인즉은 이웃사람들이 반대를 한다는 것이다. 하자 소송을 하기 위해 차근차근히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하면서 차일 피일 미루기만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목소리 큰 사람들이 있다. 하자문제는 공동으로 단결하여 대처를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면서 주택검사 같은 것도 개별적으로 하지말고 함께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의 발을 묶어 놓는다. 그렇게 시간만 보내다가 어느 순간 그 사람들 안 보인다. 남몰래 집 팔고 슬쩍 떠나 버린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은 얘기이다. 신기한 사람들 많다. 나만 살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돈 앞엔 윤리도 없다.
주택 하자 문제가 이상한 공동체 의식과 결합이 되면 진짜 희안한 일이 되어버린다. 자기 집에 생긴 문제인데 자기 맘대로 못하고 남들에게 휘둘려 버리는 것이다. 그놈의 집값을 볼모로 하여 똘똘 뭉친 사람들 때문에 활동이 구속되어 버리는 일이 생겨나는 것이다. 집이 거주공간이 아닌 재산증식의 도구가 되면서 발생된 문제점이다.
지난번 읽었던 아들러 관련된 책에 이런 귀절이 있었다.
"자유는 미움받을 용기" 라는 것이다.
자기 집에 생긴 하자문제하나 제대로 목소리를 못낸다는 것은 미움받을 용기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용기없음 때문에 이쪽 저쪽에서 휘둘리는 사람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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