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속담에 '모르는게 약이다.'란 말이 있긴 하지만, 내 생각으론 대개의 경우는 모르는 것 보다는 아는 것이 더 낫다. 오히려 모르면 병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특히나, 주택 문제와 관련된 경우가 그렇다.
주택의 구조는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집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들이 이중, 삼중으로 설치가 된다. 사람이 하는 일은 완벽하지가 않기 때문에 하나의 구조에 방어 역할을 맡기기 보다는 여러 층의 구조를 만들어서 다중으로 방어를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에 다급한 목소리의 문의 전화가 하나 있었다.
건축중인 집에서 비가 온 다음에 외벽 창문 아래에서 물이 샌다는 것이다.
그때 보내주신 사진이다.
처음 전화 받았을땐 실내쪽으로 샌다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바깥쪽 벽체 아래쪽이다. 이 부분만 다를 곳에 비해 많이 젖어있다.
건축주는 무슨 큰 일 난 것처럼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사실 저건 별 일 아니다. 세라믹 사이딩으로 된 벽체이다. 아래쪽에 플래슁이 설치가 되어 있다. 보통 세라믹사이딩 벽체는 아래 그림과 같은 식으로 구성이 된다.
사이딩과 방수지 사이에 간격이 있다. 그리고 맨 아래쪽에 물을 바깥쪽으로 흘려 보내는 플래슁이 설치가 되어 있다. 빗물이 사이딩 뒤쪽으로 들어가면 방수지 아래로 흘러내려 벽체 바깥쪽으로 배수가 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얘기이다. 그러니, 위의 사진에 나오는 현상은 적어도 벽체의 방수와 배수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세라믹 사이딩은 사이딩 사이로 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코킹을 하기 때문이다. 벽체의 아래쪽에서 물이 나왔다는 것은 빗물에 대해 1차 방어선 역할을 하는 코킹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물이 샌 곳 위쪽의 코킹 상태를 전부 확인해서 빈틈을 찾아 메꿔줘야만 한다.
물에 작용하는 가장 큰 자연의 힘은 중력이다. 우리는 항상 중력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 중력이 없었다면 저 물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종잡을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물은 샌 곳의 위쪽에서 스며든 것이지 옆이나 아래에서 온 것이 아니다. 저 경우엔 창틀과 사이딩 사이의 코킹 처리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가끔 벽체 하단부에 흘러나온 물을 가지고 마치 무슨 큰 일이라도 생겼다고 걱정 근심 하거나, 주택 하자라고 분통을 터트리는 분들을 본다. 걔중엔 진짜 문제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적어도 벽체의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정도를 알고 있다면 엉뚱하게 과민반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잘 모르겠다면 전문가들에게 문의해 보시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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