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열화상 카메라나 함수율 측정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글들을 쓰다보니 그런 글들을 본 분들이 비싼 장비들만 있으면 쉽게 문제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니다.
글을 쓸때나 강의를 할때 사용하는 사진이나 그림들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들을 골라서 사용을 한다. 그렇지만 직접 검사를 하면서 맞닥뜨리는 장면들은 여러가지를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판단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다. 경험이 많아질 수록 점점 더 검사의견은 신중해 질 수 밖엔 없다. 나무의 함수율 측정, 뭐 그리 복잡하냐. 그냥 수치만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GBA에 올라왔던 퀴즈 하나 나간다.
아래 사진을 보고 문제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알아맞춰 보시라.
지은지 1년쯤 지난 집이다. 함수율이 17.3% 나온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면, 다른 문제를 하나 더 낸다.
그 아래 나무를 재니 27.1%가 나온다. 이건 문제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아래는 같은 집에서 다른 곳에 있는 토대목의 함수율을 측정한 사진이다.
위의 사진과 수치상에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함수율 측정기 정도 사용할 사람이라면 구조목들이 함수율 19% 수준으로 맞춰서 나온다는 것 정도는 알 것이다. 그러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맨위 사진의 경우는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다. 지은지 1년이나 지난 스터드의 함수율이 그다지 많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밑의 토대목은 함수율이 27%나 된다. 너무 높아서 나무가 상할지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없다. 왜냐면 방부목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서 핵심은 두번째 토대목이나 세번째 사진의 토대목이나 같은 방부목인데 함수율이 다르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세번째 사진의 토대목 아래에 있는 파란 색 실실러 때문이다. 실 실러가 제대로 설치가 되면 토대목의 함수율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두번째 토대목의 아래엔 실실러가 빠져 있다. 그게 문제라는 것이다.
나무의 함수율을 측정하는 것은 단순한 일이지만, 그게 문제가 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좀 더 복잡한 일련의 단계들을 거쳐야만 가능한 일이다. 장비만 가지고 있다고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식과 경험이 더해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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