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타고나는 기질이 있다고 한다.
난 그 분류로 보면 순둥이형이다. 별 말썽없이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잘 따르는 편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날때부터 반항아형도 있다. 전체 아기의 17%가 반항아형이라고 한다. 사람의 기질이 다르게 태어나는 것은 아마도 세상이 급변할때 종족이 전멸하는 것을 막기위한 유전자의 배려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순둥이형인데다가 돈 버는 데에도 재주가 없어 보였는지 처음에 주택검사 일 시작할때 사무실을 한켠을 빌려주었던 선배가 지켜야만할 원칙 하나를 정해주었다.
검사료는 선금으로 받으라는 것이었다.
사업 오래했던 그 양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원칙같았다. 원래 일을 하고 나면 돈을 받는다는 생각에만 젖어있던 나로선 처음엔 좀 많이 이상했다. 돈 먼저 보내란 말도 잘 안나왔고... 또 선금 받고 나간다는 말에 자기는 일해야 돈준다며 전화를 끊어 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어쨋거나 그 사무실에 붙어 있어야만 했던 나로선 그 양반 말을 들을 수 밖엔 없었고, 또 고집 부려서 나갔다가 정말로 돈 못 받는 경험도 한두차례 하다보니 이런 종류의 서비스 일은 그냥 선금 받는 것이 맞는가 보다 하고 지금도 원칙처럼 지키고 있다. 요즘은 그래도 약간 유도리를 발휘해서 선금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에겐 반만 받고 검사 당일 나머지를 받기도 한다. 아뭏튼 검사비는 다 받는다. 무료는 없다.
원래부터 아예 무료검사 같은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너무 얘기하는 사연들이 안타까워서 봉사차원에서 몇 차례 나간적도 있었다. 하지만, 다들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런 사연의 집들은 대개 다 돈 문제와 관련이 되어있었다. 하자의 양상이야 여러가지이지만 그런 하자가 생긴 문제가 대부분 비용과 관련되는 문제들, 낮은 건축비, 저질의 재료, 체불임금 등등 정성들여 꼼꼼하게 시공할만한 시공조건이 못되었다. 더군다나 더 나를 당황시킨 것은 고칠 사람이 없다고 해서 기껏 수소문해서 일할 사람들을 구해주면 수리비가 비싸다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툇짜를 놓아 버리는 일들이었다. 무료 봉사활동 하듯이 수리도 해 주기를 바라는 경우들이라고나 할까...
그런 경험들 이후로는 무료검사는 아예 나갈 생각조차도 안한다. 주택검사는 봉사활동이 아니다. 얼마 안되는 검사비조차 제대로 낼 형편이 못되면 제대로 보수를 할 상황도 못된다는 판단이다.
가끔 상담하는 내용만 들어보면 검사가 필요한 집들이 있다.
소소한 문제들에 대해선 검사보다는 이런저런 식으로 해결을 하라고 조언을 하는 편인 내가 조언과 함께 검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얘기하는 집들은 꽤나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집들 중엔 아무런 반응이 없는 집들도 많다. 나중에 보면 이곳 저곳에 온통 물어보는 것만 반복하고 제대로된 조치도 안하고 있는 경우들이 발견된다. 게다가 어떤 경우는 엉뚱한 일들만 반복하고 있기도 한다. 처음엔 좀 안타깝기도 하고 화도 나기도 했는데 요즘은 덤덤하다. 어쩌겠는가? 그게 다 자기 복인걸...
처음 시작할때에 비해 검사비는 많이 높아졌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많게 여겨지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얼마 안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느낌이 다르다. 아마도 검사비를 계속 올리지 않았으면 검사건수가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랬다면 돈은 벌었어도 내가 연구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그건 내가 바라는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가격으로 물량을 조절한다. 주택검사 외에도 빌딩사이언스 연구도 그리고 강의를 하는 것도 내게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상담전화를 주실 분들이 알아두셔야 할 부분은
소소한 일들에 대해선 그냥 조언으로 끝이 날 것이다. 본인들의 생각하는 것보다는 별것 아닌 일들이 많다. 그런데, 조언과 함께 주택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얘길 듣는다면 그건 뭔가 내가 생각하기에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냥 아무 일도 아닌 것에 대해서 주택검사를 권유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다.
한편, 주택매매와 관련되는 부분에 대해선 그냥 주택검사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건 전화를 주시는 분이 그 집에 살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문제로 전화를 주는 경우와는 달리 그 집에 대해서 아예 잘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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