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남쪽 지방에 사시는 분과 상담을 했던 기억이 난다.
새로 지은 집의 이층 방이 겨울엔 따뜻한데 여름에 더워 죽겠다며 이유를 모르겠다는 사연이었다. 그때 보내준 자료들을 검토해 보니 단열성도 높은 집인데 왜 그럴까 하다가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 이층 방 앞에 만들어진 유리온실 공간, 즉 썬룸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던 적이 있다.
그땐 측정과 계산보다는 추정이었는데 얼마전에 빌딩사이언스 과학자인 존 스트라브의 강의자료를 보다보니 딱 그 상황에 들어맞는 자료가 있어서 좀 소개를 한다. 집 지을 때 창을 얼마나 설치할까, 썬룸 같은 것을 만들까 하는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존은 두 집을 비교하면서 설명을 한다.
좀 단순한 뭐 그렇다고 따분한 정도는 아니지만, 그가 써놓은 대로 하자면 참 따분하게 생긴 디자인의 집과 주택 잡지에 나올 정도로 멋지게 지은 집의 비교이다. 중요한 부분은 디자인이 아니라 전체 벽에서 차지하는 창의 크기와 면적이다.
먼저 난방비 비교이다.
숫자는 열손실 비교인데 난방비라고 봐도 무방하다. 따분한 집보다 멋진 집이 난방비가 2배 이상이 든다. 이유는 당연히 창이 크기 때문이다. 열이 빠져 나가는 주요한 통로들은 아래 그림과 같고 두 집의 열손실은 그 밑에 계산된 표들이다.
다음은 냉방비 부분이다.
냉방비는 외부로 부터 들어오는 열을 얼마나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다. 외부 열중 가장 큰 부분은 햇볕으로부터 전달되는 직사광선이다.
계산결과이다. 와우! 놀랍다. 이렇게나 차이가 나다니....
난방비는 2배 차이인데 냉방비는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햇볕때문이다.
그러니, 남쪽나라 그 집이 여름에 더워 죽을 것 같다고 하소연하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 여름철에 창 앞에 커다란 난로를 놓고 생활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이 자료 보면서 느낀 점, 나도 꽤 잘 찍는 수준이라는 것. ㅎㅎ
위의 데이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창의 크기를 결정할 때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고려해야만 할 점은 난방비가 아니라 냉방비라는 것, 에너지비용에 관심이 있다면 겨울에 따뜻해요가 아니라 여름에 시원해요 라는 질문이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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