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는 것은
묘한 중독성이 있다. 조용히 타오르는 불길을 쳐다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느낄수가 있다. 과학이 발달되지 않았던 고대시대에 불이 종교적인 숭배의 대상이 되었던 것도 아마 그런 이유들이 작용을 했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이란 원래 잘 변하지 않기때문에 요즘도 집안에 벽난로 같은 것을 설치하는 것도 그런 불의 마력에 여전히 이끌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런 난로가 집안으로 들어오면
실내 공기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래서, 제대로된 난로를 설치하기 위해선 외부에서 바로 난로 속으로 공기를 공급해주는 배관과 연소된 가스가 나가는 배관을 확실하게 만들어주어야만 한다. 덕분에 주택이 아닌 아파트 같은 곳엔 벽난로의 설치가 어렵다.
그런데, 요즘 보니 배관이 필요없는
친환경 바이오 에탄올 벽난로라는 것이 등장한 모양이다. 바이오 에탄올이라는 것이 연소가 되어도 유해 가스가 안나온다고 선전을 한다. 불의 마력에 이끌린 사람들이 그런 광고들을 턱하니 믿고 집안에 배관도 없이 그런 걸 들여 놓는다. "친환경", "바이오" 이런 말들이 주는 마력이 덧붙여진 효과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하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실상은
"친환경 바이오 에탄올" 이란 말은 "친환경 음이온"이란 말과 비슷한 말이다. 그냥 건강에 좋을 것 같은, 아니 최소한 건강에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마구잡이로 갖다 붙인 말이라고 보면 된다. 음이온 침대가 라돈 문제를 일으켰듯이 에탄올난로는 실내공기 오염의 문제를 불러온다.
보아하니 이런 난로들을 유럽쪽에서 주로 수입을 해서 판매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유럽엔 이미 이런 난로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이고, 또 그 얘긴 그런 난로들을 사용할 경우 생겨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연구자료들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유럽이나 우리나 사고는 돈버는 장사꾼들이 치고 문제가 생기면 그 뒷 수습은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해 보니
역시나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자료들이 많다. 대학의 연구결과에 대한 신문기사들도 있지만 좀 더 공신력을 가진 자료로는 유럽연합에서 만든 보고서가 하나 있다. 물경 110페이지짜리.. 연소가스가 없다는 난로가 실내공기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대충 그런 제목의 보고서이다.
(STUDY ON ALCOHOL-POWERED FLUELESS FIREPLACE COMBUSTION AND ITS EFFECTS ON INDOOR AIR QUALITY)
보고서의 결론만 간단히 얘기하자면
배관도 없이 이런 벽난로를 쓴다는 것은 실내공기를 오염시키고, 거주자의 건강을 위험하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모든 연소에는 산소가 필요하고, (사람이 마실 산소를 불이 빼앗아 태워 버린다는 얘기) 세상에 완전한 연소란 없기에 (불완전 연소는 여러가지 유해가스를 만들어 낸다는 얘기) 집안에 불을 들여 놓고 싶으면 환기를 시킬 수 있는 배관을 제대로 해서 실내공기가 오염되지 않도록 해 주라는 권고이다.
사실 뭐 당연한 얘기인데, 하도 바이오 에탄올이 연소되면 아무것도 안나온다는 식의 주장에 대해서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진지한 노력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싶다. 그냥 쓰지마 하면 될 걸 친절하게 왜 쓰면 안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선진국의 기본인 것 같다. 참고로 에탄올은 바이오 에탄올이건 석유계 에탄올이건 만드는 재료만 다르지 똑같다고 한다. 그러니 바이오 하면 왠지 친환경적인 것 같다는 환상에서도 벗어나시길...
집안에 들여놓든 말든 그건 알아서들 하시면 되는데 뭐든 제대로 알고 들여 놓는 것이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좋다는 것은 잊지 마시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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