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문제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주부들??? 아니다. 정답은 바로 캠핑하는 사람들이다.
요즘 캠핑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주말이면 집 근처에 있는 캠핑장이 가득하다.
그런데, 일요일 오전이면 캠핑장이 캠핑장이 아니다. 무슨 난민촌 같다. 캠핑해 본 분들은 알 것이다. 집에 가기 전에 텐트 말리고, 침낭 말리고... 온통 말릴 것 천지이다. 그런 것들을 사방팔방에 쭈욱 늘어 놓으니 난민촌 처럼 보이는 것이다.
왜 그렇게 말려야만 할까?
당연히 젖었으니까 그렇다. 그 젖은 원인이 바로 결로문제이다. 아침에 텐트에서 눈을 뜨면 플라이 아랫면으로 엄청나게 맺혀있는 이슬방울들 기억이 날것이다. 그게 바로 텐트의 결로 문제이다.
그래서, 캠핑과 관련된 카페들에 들어가면 많은 것이 결로이야기이다. 거기서도 자주 흔하게 접하는 얘기가 이것이다. 텐트에 결로가 생겼는데 이거 불량품 아니냐? 반품해달라고 해야하는 것 아니냐? 흠 흠~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 같다.
어떻게 보면 주택의 가장 초보적인 형태가 바로 텐트일 것이다. 그러니 주택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텐트에도 일어난다. 또 마찬가지로 주택에서 사용되는 결로방지 대책들도 텐트업계에선 사용을 한다.
텐트업계에서 사용하는 결로방지 대책들에 대한 기본개념도이다.
집 지을 때에도 이런 원칙들이 적용 된다. 비교해 본다.
먼저 가장 많은 습기는 땅으로 부터 올라온다. 그래서 요즘 비싼 텐트들은 풋프린트라고 바닥에 까는 매트를 함께 제공한다. 마찬가지로 집지을 때 기초 아래에다 단열재 넣고 비닐깔고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또 텐트는 두 겹으로 만들어서 중간에 공기층을 두도록 설치가 된다. 안쪽에 이너텐트를 두고 바깥쪽에 플라이를 설치 한다. 이너텐트는 습기를 방출할 수 있는 재료이고 플라이는 방수투습이 되는 재료이다. 이렇게 하면 사람이 거주하는 이너텐트 안쪽엔 결로가 생기지 않고 외부의 차가운 공기와 직접 맞닿는 플라이면 아랫쪽에 결로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엔 통기를 시켜서 결로발생량을 줄이고 또 건조시키는 역할도 하도록 한다. 어떤 텐트들은 플라이면 위쪽으로 아예 통기구를 만들기도 한다.
집 짓기에서 그래도 활용이 되는 지붕벤트에 대한 설명과도 같다.
실내에서 올라간 습기를 집 밖으로 배출하는 것, 이것이 지붕벤트의 첫번째 역할이다.
또 플라이면의 한쪽에 결로를 발생시키고 결로가 면을 따라 아래쪽으로 흐르게 하고 환기를 통해서 이를 건조하겠다는 생각은 벽체의 레인스크린 시스템의 구조와도 같은 원리이다. 아래 그림은 복잡하지만 같은 원리가 적용이 된다.
텐트 하나를 만드는데에도 집과 같은 결로방지에 대한 세심한 방지기술들이 들어간다. 아마도 그런 기술들이 적용되지 않았다면 요즘 같은 시대에도 캠핑하기가 좀 더 많이 힘들지 않았을까?
그런 결로방지 기술들에도 불구하고 요즘 캠핑하는 사람들의 결로에 대한 불만은 줄지가 않는다. 사람들의 기대수준은 점점 올라가는데 비해 텐트라는 초보적인 쉘터가 가지는 한계점 때문이다. 줄일수는 있어도 없앨수는 없는 것이다. 텐트에서 시작된 결로 문제들에 대한 아우성은 날이 추워지면 집들로 옮겨 갈 것이다. 결로문제는 이제 계절이 바뀌면 나타나는 사회적인 현상 중 하나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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