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숨을 안쉰다.
숨을 쉰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동물이 호흡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끔 사람들이 나무집이 숨쉰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집 짓기에 사용된 나무들이 가지는 조습작용, 즉 습기를 실내 습도 수준에 따라 머금었다 내뿜었다 하는 작용에 대해서 얘길 하는 것이다. 만일 그런 뜻이 아니라 나무집에 공기가 잘 통한다는 뜻으로 숨을 쉰다고 얘기하는 것이라면 집을 잘못지었다는 말 밖엔 안된다. 실내외의 공기흐름 조절은 집짓기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컨트롤해야만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무의 조습작용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실험자료가 있어서 소개한다.
아래 그림을 먼저 보도록 한다.
유리병이 두개 있다. 하나는 공기만 들어있고, 다른 하나엔 각설탕 크기의 나무조각이 하나들어있다. 그리고 두 병속의 상대습도를 똑같이 50%로 맞춰 놓는다 (윗부분 그림)
그런 다음 두 유리병을 실험실 안에 넣어놓고 가열을 한다. (아랫부분 그림)
그럼 공기만 들어있는 유리병 속의 상대습도는 20%로 줄어든다. 공기는 온도가 올라가면 더 많은 습기를 머금을 수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오른쪽 나무 조각이 들어간 병은 습도에 거의 변화가 없다. 오히려 상대습도가 1%가 올라갔다. 어떻게 된 일일까?
바로 나무가 가지는 조습 작용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나무는 주변 공기가 건조해 지고 온도가 높아지면 가지고 있던 습기를 공기중으로 방출을 하는 것이다. 습도가 높으면 습기를 다시 빨아들인다. 그래서 나무가 많이 사용된 집은 습도가 안정적이라서 거주하기에 쾌적하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올라간 상대습도 1%는 어떻게 된 것일까? 그건 나무가 같은 온도라도 습기를 흡수하고 방출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그래프가 잘 설명을 해준다. 아래 점선이 흡수할 때 곡선이고 위의 실선이 방출할때의 곡선이다. 나무는 습기를 흡수할 때와 방출할 때 그 정도가 다른데, 그 차이로 인해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집은 나무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건축재료들을 사용해서 지어진다. 집 짓기에 사용되는 건축재료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제대로 된 집짓기의 기본요소이다. 재료의 특성도 잘 모르면 엉뚱한 소리 하기 십상이다. 자신이 짓거나 살고있는 집의 특성에 대해선 명확하게 알고 얘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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