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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기초 만들 때 바닥에 자갈을 까는 이유, 어디에 깔아야 할까?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5. 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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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들이 있다. 왜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를 잘 모르다 보니 상황에 따라서 슬쩍 빼먹고 하기도 한다. 그런 것들 중에 기초와 관련되어 중요한 항목 하나가 기초 아래쪽에 자갈이나 쇄석을 까는 일이다. 대부분의 현장에선 터 닦기를 한 후에 아래 사진과 같이 먼저 약 10센티미터 정도의 자갈이나 쇄석 층을 만들어 준다. 이게 정상적이고 가장 기본적인 기초만들기의 준비 단계이다.

 

(이 사진은 제주도의 한 업체가 올린 것인데 따뜻한 동네라서 그런지 바닥을 그리 깊이 파지 않았다.) 

기초 만들기전 바닥에 자갈을 깔고 있는 장면

그런데, 저렇게 공사를 하는 곳들은 많은데 기초 아래에 왜 자갈층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것 같다. 물어보면 본질과는 거리가 먼 좀 설명들을 하는 경우들이 많다.

 

바닥에 자갈층을 두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그런 설명들에 주로 나오는 부수적인 효과들도 있겠지만 기초 아래에 자갈층을 두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땅속의 습기가 기초콘크리트로 올라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단순히 자갈층을 두는 것만으로 어떻게 습기를 차단을 할까? 거기엔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 습기 즉 물이 이동하기 위해선 통로와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물을 접시에 담아 둔다고 가정을 해보자. 접시에 담긴 물이 움직이는가? 아무 힘도 가하지 않았는데 움직일 리가 없다. 그냥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접시 물에 아래 그림과 같이 가느다란 유리 빨대들 세워 놓아 본다. 그러면 물은 가느다란 빨대를 따라서 스스로 올라간다. 스스로 움직이는 힘이 생긴 것이다.

 

수조속에 세워져있는 다양한 직경의 유리관 그림

모세관 현상이 일어나는 조건은

뭐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니다.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웠던 모세관현상이다. 물이 다른 물체의 표면에 달라붙는 힘, 즉 표면장역이 중력보다 크게 되면 물이 유리관 속을 거슬러 올라가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저런 현상이 생겨난다.

 

이 모세관현상은 유리관의 직경이 작을 수록 점점 더 세진다. 관의 직경과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를 간단하게 나타낸 표이다. 아주 미세한 통로라면 수백미터 이상을 중력을 거슬러서 올라갈 수가 있다.

 

관의 직경과 모세관현상의 높이 변화 그래프

우리가 기초로 만드는 콘크리트 슬라브는

아주 미세한 구멍들이 많은 구조이다. 다시 말해 모세관 현상이 아주 잘 발생하는 재료이다. 그런 재료엔 물기가 표면에 닿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닿는 순간 수분을 쪽쪽 빨아올린다. 그래서, 기초 아래쪽에 모세관현상을 차단해 주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그 장치가 약 10센티미터 정도의 자갈층을 만드는 것이다.

 

그럼 자갈층은 어떻게 모세관 현상을 방지를 한다는 것일까? 위의 그래프에서 보면 관의 직경이 커지면 높이 변화가 별로 없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모세관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즉, 자갈층은 그 중간중간에 커다란 (? 물의 입장에선) 빈 공간들이 많기 때문에 모세관현상이 일어나질 않는다. 물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와 힘을 없애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기초 아래 자갈층을 건축과학자들은 모세관현상 차단막(capillary break)이라고도 부른다.

 

입자 크게에 따른 쇄석자갈 종류 사진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갈층을 안 두면 어떻게 될까?

나중에 기초에서 올라오는 습기문제로 고생할 가능성이 많아진다. 물론 또 비닐을 깔기 때문에 일부 영향을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닐에 접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으로 모세관현상이 생겨나 주변으로 번져나가기 때문에 시간적인 차이는 있을지언정 습기 문제가 생기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기초에서 올라오는 습기는 주택하자 문제의 50% 이상과 관련이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그러니, 기초 아래 자갈층은 항상 기초와 함께 설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 상황에 따라서 안해도 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두면 된다.

 

그런데, 버림 콘크리트를 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버림 콘크리트는 말 그대로 바닥면의 평탄하게 만들어서 작업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버리는 콘크리트이다. 본기초는 그 위쪽에 따로 만들어진다. 이 경우 자갈층은 버림콘크리트 위쪽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통 버림콘크리트는 바닥 넓게 치기 때문에 기초보다 테두리들이 더 넓게 만들어질 수 밖엔 없다. 그럴 경우 테두리 부분들이 물을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위쪽에 설치가 되는 비닐과의 상호작용 측면에서도 버림위에 자갈층이 더 효과적일 수 밖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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