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포장 집?
미국에서 집 짓는 현장 사진들을 보면 집이 아니라 마트에서 박스를 포장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도 이곳저곳을 테이프로 붙여 버리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누덕누덕 붙어 있는 테이프들을 보면 저 사람들이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이지 하는 궁금증이 든다.
테이프 종류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러 가지를 가져다 놓고 부분 부분 다른 것을 붙여 댄다. 알고 보니 저것들도 다들 특성이 다르다고 한다. 테이프 특성 얘긴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저렇게 붙여대는 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요즘은 왠만하면 하우스랩, 즉 타이벡과 같은 건물을 둘러싸는 투습방수지의 연결부위들엔 전용 테이프들을 다 붙인다. 하지만, 꼭 엉뚱한 곳에서 대범함을 과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뭐 그정도로 사소한 일은 대범하게 안 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빌더의 대범함에 집주인은 오랜 기간 열손실을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 생겨난다. 내 생각엔 빌더는 호탕하고 대범한 사람보단 꼼꼼하고 쪼잔한 사람이 더 나은 것 같다.
미국 빌더들이 죽자하고 테이프를 붙여대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실험 결과 테이프를 붙이는 것이 훨씬 더 기밀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기밀성은 곧 단열성이다. 아래에 연구결과를 설명한 자료가 있다. 미국 빌더협회의 연구기관(NAHB)에서 ASTM 기준을 적용해서 실험한 결과치이다. 왼쪽이 벽체의 종류이고 아래쪽이 시간당 공기의 교환 정도이다. 당연히 교환정도 숫자가 낮은 것이 단열성이 더 좋은 것이다. 빨간색과 파란색은 벽체에 가해지는 공기압을 높게 했을 때와 낮게 했을 때를 비교한 것이다. 타이벡에 테이프를 붙이지 않은 경우가 두번째이고 붙인 경우가 세 번째이다. 차이가 꽤 크다. 그러니 당연히 온 집을 돌아가면서 테이프를 붙여 대는 것이다.
위 그래프에서 나오는 단열재 설치방법중에 Inset stapled 란 말은 스터드 안쪽에다 단열재의 크래프트지를 고정시킨다는 말이고 Faced stapled란 말은 스터드의 바깥쪽에 종이를 펴서 고정을 시킨다는 얘기이다. Blown-in 방식은 유리섬유단열재 중에도 우리에게 흔한 이부자리 같은 배트(batt)방식이 아닌 뿜어서 설치하는 방식도 미국에선 사용을 한다. 셀룰로오스단열재처럼 말이다. 아래에 참고용 그림이 있다.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중창, 삼중창 속 결로 문제와 유리의 수축 팽창에 의한 펌핑작용 (0) | 2022.05.02 |
---|---|
나무에 못을 박아 연결을 할 때 알아야 할 기본상식, 제대로 못 박는 법 (0) | 2022.05.02 |
콘크리트 기초 만들 때 바닥에 자갈을 까는 이유, 어디에 깔아야 할까? (0) | 2022.05.01 |
결로문제는 주택이나 캠핑용 텐트나 마찬가지, 방지원리도 동일 (0) | 2022.04.29 |
집은 숨을 안쉰다. 당연한 얘기, 하지만 조습작용은 한다. (0) | 2022.04.29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