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하는 하자 없는 가성비 주택 짓기와 같은 강의의 시작은 늘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집은 완벽하지가 않다는 얘기이다. 왜냐면 집은 계속 움직이기 때문이다. 설계도상의 집은 처음 그려진 대로 천년만년 똑같지만 일단 현실세계에 지어지면 온갖 종류의 자연적인 힘들과 사용 환경 때문에 집은 항상 움직일 수 밖엔 없다. 움직임은 집을 나이 들게 하고 내구성이 줄어들도록 하는 원인이 된다.
집이 움직인다고 하면 목조주택과 같은 집들에서 사용된 구조재들이 수분에 의해서 수축팽창하는 정도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수분은 재료의 부피를 늘리고 줄여서 집을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단지 수분만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햇볕과 열 같은 요소들도 건축재료들을 늘리고 줄이는 일들을 한다.
까짓 수분이나 열과 같은 것들이 영향을 미친다면 얼마나 미치겠어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사진들을 보면 아마도 좀 생각이 바뀌실 것이다.
아래의 건물은 지붕 옥상 테두리 부분, 즉 파라펫을 조적을 해서 만들었다. 그리고, 지붕 바닥은 EPDM 시트로 방수를 하고 그 방수 턱을 파라펫의 상단 부분까지 감아올려서 고정을 시켰다. 매뉴얼대로 제대로 시공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파라펫 벽돌이 아래와 같이 허물어져 버렸다. 무슨 일이 생겼을까?
이유는 검은 색의 EPDM 시트가 햇볕과 기온 때문에 수축을 하면서 파라펫 부분을 지붕 옥상 쪽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생겨버린 것이다. 파라펫의 접착 몰탈 부분이 오랜 시간 주기적으로 당기는 힘에 금이 가고 약해졌을 때 지붕 방수시트의 수축하는 힘이 커지면서 파괴적인 작용이 일어났을 것이다.
아래의 방수시트도 마찬가지 현상때문이다. 처음엔 벽면과 바닥 모양에 맞게 수직에 가깝게 시공을 해 놓았을 것이다. 그런 것이 방수시트가 수축하면서 당기는 힘이 생기면서 모서리 부분의 접착력보다 강해진 것이다. 덕분에 아래쪽 접착 부분이 떨어지면서 이런 식으로 들고일어나 버렸다.
주택뿐만 아니라 모든 건물들은 햇볕, 온도, 습기, 중력 등등의 자연적인 힘에 의해서 어디선가 늘어나고 줄어들고 하면서 움직이는 일들이 생겨난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러가지 대비책들을 만들어 놓는다. 집에는 기본적으로 다중 방어선의 개념이 적용이 된다. 그런데, 요즘 집들은 디자인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을 하다 보니 예전부터 사용해오던 다중 방어선들을 일부 없애고 약화시키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점점 하자가 많은 집들이 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자없는 가성비 주택 짓기와 같은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 잘못 생각해서 두고두고 후회할 일들을 하지 말고, 제대로 알고 선택을 하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택도 자신이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그 후회의 정도가 다르다. 알고 한 것은 감내하기가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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