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다. 얼리어댑터들이 없으면 기술의 발전이 없고, 얼리어댑터가 되자니 초기 하자 문제들로 고생할 것이 뻔하고...
어쨋거나 나로선 휴대폰과 같은 가벼운 전자제품이야 얼리어댑터가 되는 것에 대해선 괜찮다고 생각을 한다. 반면에 집과 같은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집은 그런 실험들을 몸소 경험적으로 체험하기엔 너무 비싸고 중후장대한 물건이니 말이다.
지난 달엔가 한 건축박람회 광고를 보니 모듈러 주택을 중점적으로 띄우는 것으로 보였다. 박람회야 늘 새로운 것을 찾아 홍보하는 곳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광고를 보면서 과연 괜찮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내 직업적인 불안감이다. 왜냐면, 모듈러 주택이 가지는 근본적인 문제점들에 대해선 아직도 제대로 해결이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도 더 일찍 시작된 미국에서 조차도 말이다.
모듈러 주택은 기본적으로 커다란 박스들을 쌓고 연결해서 만들어지는 집이다. 간편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집에서 가장 많은 하자가 생기는 부분들이 연결부분들인데, 그 연결 부분들이 일반적인 주택보다는 더 크고 많을 수 밖엔 없는 구조이다. 그게 문제다.
박스들을 서로 정밀하게 연결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주택 시공현장은 공산품을 만드는 제조공장과 같은 식의 정밀시공이 될 수가 없는 곳들이다. 각 모듈들이야 공장에서 최대한 정밀하게 만든다고 해도 운반과정에서 조금은 틀어질 수 밖엔 없고, 설치 과정에선 더 여유를 두고 설치를 할 수 밖엔 없다. 조금씩 안 맞는 곳이 있다고 돌려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틈새가 많이 생길 수 밖엔 없다. 틈새가 생기면 그곳으로 공기가 흐른다. 공기의 흐름은 수분의 이동을 동반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결로와 곰팡이 문제이다.
아래의 사진들은 모듈라 주택들에서 자주 나타나는 문제점들에 대한 미국의 한 건축 관련 잡지의 관련기사에서 추린 것들이다. 대부분이 벽체와 연결부위 사이로 흐르는 공기와 습기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점들이다.
게다가 일반주택들보다 연결부위 틈새들이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모듈라주택을 설치를 할 땐 기초 상단부와 모듈의 바닥 아랫부분의 사이를 일부 띄울 수 밖엔 없기 때문이다. 일반주택과 같은 식의 통기초 위에 바로 얹지를 못한다. 그 얘긴 모듈과 모듈 사이의 틈새를 아래쪽에선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박스 사이에 틈새가 생기면 내벽 쪽으로도 외기가 그대로 흘러 들어올 수 밖엔 없는 구조가 된다는 말이다. 기밀성과는 거리가 먼 집이 되어 버린다.
모듈러 주택에 하자문제가 생기면 보수를 해야만 하는데 그 보수 작업은 결국은 일반적인 목조주택의 형태로 다시 만드는 식이 되어버린다. 그러니, 모듈러 주택에 대해 안티 한 사람들은 그럼 애당초 보통 집 짓들이 지으면 될걸 왜 그런 식으로 집을 짓느냐는 식의 얘기들을 한다. 비단 미국의 문제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모듈러 주택을 짓는 현장을 살펴보면 미국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그대로 다 나타난다. 게다가 더 많이 나타난다. 미국엔 없는 더 심각한 문제도 있다.
모듈러 주택을 선택하는 분들은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주택 하자문제를 다루는 관점에서 보면 박스와 박스를 연결하는 식의 모듈러 주택은 근본적으로 하자 발생의 가능성이 일반주택보단 많이 높은 집이라는 것은 알고 선택하시는 것이 좋겠다. 주택에선 첨단적인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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