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독주택의 하자문제와 관련된 통계자료가 거의 없다. 그 얘긴 단독주택은 품질관리가 안된다는 얘기이다.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도 없다는 것이 에드워드 데밍의 품질관리 이론이다. 커다란 아파트 단지 빼곤 다 비슷한 상황이다. 요즘 말 많은 타운하우스 하자 문제도 들려다보면 결국은 품질관리의 사각지대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다. 이젠 우리도 주택품질관리 실태를 들여다 보고 선진화 해야만 한다.
비가 오면 물이 샐 수가 있다. 빗물누수.
그냥 생각하기엔 지붕이 가장 많은 비를 맞는 부분이니 물이 새도 지붕에서 가장 많이 샐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택 하자문제에 대한 통계가 발달된 일본의 자료를 보면 비가 가장 많이 새는 곳은 지붕이 아니라 벽체이다.
지붕은 22%에 불과하지만 외벽은 31%, 거기에 개구부 25%, 발코니 16%이다. 이 네 곳이 주택에서 비가 새는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다. 그중에 외벽 31%와 창과 문 부분을 말하는 개구부 25%를 합치면 외벽은 전체적으로는 56%나 된다. 뜻밖의 결과이다. 어찌된 일일까?
이유는 단순명확하다. 요즘 지어지는 집들은 처마가 짧거나 없는 집들이 많다보니 벽체가 비를 많이 맞는 것이다. 햇볕에도 더 많이 노출이 된다. 자외선과 습기는 건축재료의 내구성을 떨어 뜨리는 대표적인 환경요소이다. 게다가 지붕은 전통적으로 비 새지 말라고 방수처리를 하는 부분이고, 벽은 지붕보다는 그런 조치가 약하다. 그런데, 비는 똑같이 맞는다. 그럼 뭐 물이 샐 수 밖엔.... ㅠㅠ
도대체 처마의 유무에 따라 비가 새는 것에 차이가 얼마나 난다고 계속 처마를 만드세요를 반복해서 얘기하고 있는 것일까? 아래의 표를 보면 알수 있다.
처마가 없는 집은 처마가 있는 집에 비해 비가 샐 가능성이 5배가 많아진다. 한 배, 두 배가 아니라 다섯 배이다. 이런 정도면 처마를 만들어야만 비가 새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주구장창 외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소리일 뿐이다. 점점 더 많은 집들이 처마제로 주택화가 되어간다. 비싼 땅 위에 짓는 집들인지라 바닥면적을 최대화 해야만 하고, 또 쭉쭉 뻗은 직선의 아름다움에 매몰된 사람들의 눈엔 비 새는 것은 나중 일일 따름이다. 우선은 멋지고 넓직한 집의 매력에 사로잡혀서 처마는 저 멀리 역사 속의 물건들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도, 비가 안새는 것을 중시하는 분들은, 집관리에 그다지 신경쓰고 싶지 않은 분들은 집 지을 때나 집 살 때는 처마가 있는 집을 고르시는 것이 좋다. 세상 사람들 생각이 다 같을 수는 없으니 그 중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시면 된다.
어쨋거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자 문제가 많은 집은 어떤 것이라는 것은 알려 드리는 일이다. 취사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집 지을 때 지붕처마를 만들자는 사회적인 운동이라도 해야만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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