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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홈인스펙터로서 주택검사라는 일에 대한 생각

주택하자 검사사례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1. 12. 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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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오래된 상가건물을 사려고 한다는 분이 주택검사를 받았으면 한다며 전화를 주셨다. 이런저런 얘길 나누다 보니 그분의 기대 수준이 너무 높다. 주택검사라는 것이 마치 무슨 감춰진 하자 문제 같은 것들도 전부 다 찾아주는 것으로 생각을 한다. 그런 일은 가능하지가 않다고 말씀드렸다. 겉으로 드러난 이상 증상들을 통해 관련된 문제점들과 측정 장비를 사용하다 보니 눈에 보이지는 않았던 또 다른 일부 하자 문제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이나 또는 조만간 생길 것 같은 문제점들은 찾을 수가 없다. 그런 부분들은 주택검사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들이다. 

 

사람들이 혹시나 주택검사에 대해 잘못된 기대를 가질까 봐 아예 주로 사용하는 네이버 블로그에 공지문을 하나 써놨다. 주택검사의 근본적인 한계점에 대한 안내문이다. 잘 안 보시는 것 같다. (아래 링크 참조)

 

https://blog.naver.com/jeffrey001/221440218464

단순하게 빨리 돈 버는 것만 생각한다면 이것저것 다 찾아 준다고 얘길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 그런 식으로 광고하는 일들과 그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좀 더 긴 시각에서 주택검사라는 일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짧게 하다 말 일이 아니고, 앞으로 평생을 할 일이다. 그리고,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라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주택검사의 혜택과 한계점에 대해서 명확하게 인식을 시키려고 노력한다. 앞서 가는 사람이 무리한 일을 해 놓으면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에겐 고난의 길이 된다.

처음 미국의 주택검사에 대해 배울 때 놀란 점이 있다. 기초 과정에 홈인스펙터의 윤리에 대한 내용이 떡하니 한 과목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홈인스펙터는 직업윤리와 사회적인 책임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홈인스펙션, 주택검사라는 산업이 급성장을 한 것에는 그런 윤리의식들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돈만 좇다간 단기적인 성장은 빠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자체가 자리도 잡지 못하고 쉽게 흔들리고 무너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그래서, 나도 그런 부분들에 대해선 좀 철저한 편이다.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을 분명하게 구분을 하려고 한다. 그래야만 뒤따르는 사람들에게도 한계를 넘어선 일을 하다가 고초를 겪는 일이 없어진다. 건축에선 하자가 리스크이지만, 주택검사에선 평판이 리스크가 된다.

서산대사의 '눈덮힌 광야를 걸어갈 때'라는 시가 있다. 그런 마음으로 주택검사 일을 하고 있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이 나중에 이 일을 하는 후배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홈인스펙션, 주택검사는 신뢰 산업이다. 남들이 한 일을 뒤져서 잘못된 것을 지적질을 하는 일이 아니다. 비록 문제가 있는 부분들을 찾는 일이 주요 업무 중 하나이지만, 그것은 건축이나 거래 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찾아 서로 상생하기 위한 목적이지 분쟁을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잘 생각을 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투명성, 주택검사는 주택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투명성만이 불신과 분쟁을 막아주고 최소화할 수가 있다. 주택검사는 분쟁이 아니라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시켜 주는 산업이다. 눈앞의 이익때문에 본질을 그르치면 안 된다. 그래서, 미국에선 주택검사업과 부동산 거래업을 병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이익 때문에 눈이 가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새해가 되면 주택검사 일을 시작한 지 7년 차이다. 이제 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주택검사라는 단어 자체를 새로 만들어 내야만 할 정도로 생소해하는 반응밖엔 없었던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이제 뿌리를 좀 내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눈 길 이리저리 마구 밟지 않으려고 조심을 한다. 따라오는 뒷사람들에게 폐가 될까 봐 말이다.

 

 

※ 주택하자문제에 대한 상담은 아래 카페의 상담게시판에 해 주세요.

https://cafe.naver.com/b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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