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사업이건 간에 처음 시작할 때는 뭔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는 법이다. 뭔가 남들이 보지 못한 돈 벌 기회를 본 것이다. 그런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해외에서 발생한 대규모 주택하자 사례에 대한 리포트를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물 새는 콘도 사태'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읽을 때였다. 리포트에서 하자의 원인으로 지적된 부분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얘긴 즉, 우리나라 주택들에도 조만간 북미처럼 하자문제들이 대거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아하! 바로 그거다. 그런 하자 문제를 예방하는 방법을 컨설팅하고, 문제가 생긴 집을 찾고 보수하고 하는 일 등이 나름 하나의 사업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하자문제를 연구하는 BSI건축과학연구소를 세우고, 주택검사를 하는 홈인스펙터가 되었다. 시작할 땐 늘 핑크빛 꿈과 희망을 가지고 출발하는 법이다.
그러나, 생각대로 안됐다. 역시 사업은 쉽지가 않다. 문제가 있었다. 처음 내가 주요 타겟으로 삼았던 시장이 스타코 시공하자였다. 스타코 하자는 보기에도 심각해 보이고, 보수에도 많은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사람들이 심각하게 여기고 반응이 빠르게 나타날 문제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몰랐던, 또는 간과했던 함정이 하나 있었다.
스타코 하자의 가장 큰 특징을 간과했던 것이다. 스타코 하자는 겉에서 봐선 잘 모른다는 것이다. 겉보기는 멀쩡한데 벽체 속이 상해있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일부 이상 증상이 먼저 나타나긴 하지만 집관리에 열성적이지 않으면 눈치 채기가 쉽지가 않다. 그 얘긴 집주인들은 집의 상태가 악화일로에 있어도 자기 집에 문제가 있는 줄을 모른다는 것이다. 건축 현장의 우스갯소리인 '집주인 눈에 띄질 않으면 하자가 아니다.'는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시장이었던 것이다. 덕분에 주력 분야로 생각을 하던 스타코 검사는 그다지 신통한 성과를 내질 못했다. 나만 혼자서 심각했다. 알면 심각할텐데 아예 모르고 있으니...
게다가, 또 생각하지도 못했던 변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많은 집 주인들은 자기 집에 눈에 띄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는데도 그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뭐 이 정도로 무슨 큰 일이 있겠어 하는 식의 대응을 한다는 것이다. 이건 뭐 점점 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내 사업의 흥망 문제를 떠나서 집들이 계속 망가져 가는 것을 뻔히 눈뜨고 봐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모르는게 약이고 아는게 병이다. 스타코 문제는 눈에 드러날 정도라고 한다면 이미 그 벽체는 심각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거 참, 당사지인 문제가 있는 집주인들은 천하태평이고, 제 삼자인 나만 괜히 속을 끓이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런 정보들을 널리 널리 전파하고자 한다. 혹시라도 스타코 벽에 아래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면 문제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벽체에 금이 가고 깨지고 부풀어 오르고 누런 물이 나오고 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빨간 불 들어온 상태이다. 스타코 벽이 우는 상황이라면 집주인도 함께 울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돈 왕창 깨질 상황이다. 그러니 웃고 있으면 안된다. '까짓 것'하고 대범하게 무시해 버리고 있으면 눈물 흘리는 정도가 아니라 점점 더 통곡할 상황으로 변해간다. 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집 새로 짓겠다는 생각이라면 할 말은 없다. 설마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집은 관리의 대상이다. 외출전에 거울앞에서 이리저리 비춰보며 몸 단장을 하듯이, 집도 가끔은 이리저리 살펴보고 이상한 점은 없는지를 확인을 해야만 한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위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면 주택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때의 주택검사는 병원에서 수술전에 받는 정밀검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문제이고, 어느정도까지 손을 봐야만 하는지를 알수가 있기 때문이다. 주택검사는 또 쓸데없이 과잉 보수가 이뤄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자신의 집이 아니더라도 혹시라도 동네 산보하다가 다른 집에 비슷한 문제가 생긴 것을 보면 집주인에게 넌지시 알려주는 것도 좋겠다. 돈 안들이고 보시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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