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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재의 감추고 싶은 흑역사, 과거엔 하자문제의 주범이었다고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12. 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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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비밀은 있는 법이다.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건축재료중에도 감추고 싶은 과거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 있다. 게다가 더 문제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그 성질은 전혀 변하질 않았다. 다만 개선된 시공방법을 통해서 그 나쁜 성질이 발현이 되질 않도록 억누르고 있을 뿐이다. 만일 시공이 잘못된다면 바로 어두운 면이 드러난다. 옛날 주택하자 문제들로 악명을 날리던 시절에 함께하던 악동들을 불러내어 맘껏 분탕질을 쳐 놓곤 한다. 제대로 시공하거나 아니면 제거해야만 한다. 그 녀석 이름은 바로 인슐레이션(insulation), 즉 단열재이다.

요즘은 단열재가 안들어간 집은 상상을 할 수가 없다. 가끔 특이한 집 짓는 사람들 빼 놓고는 전부 단열재가 들어간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단열재 없이는 건축허가가 나질 않기 때문이다. 그 얘긴 즉 특이한 집은 무허가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다.

상식처럼 생각되는 단열재가 주택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 일이다. 단열재가 발명된 것은 한 1900년대초라고 한다. 하지만, 초기엔 거의 외면을 당했다. 그러다가 미국도 1930년대에 들어서나 널리 보급되기 시작을 했고, 우리나라는 88올림픽 이후부터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90년대초 지은 집들을 검사하다 보면 벽체속에 2~3센티 정도 되는 스치로폼이 아무렇게나 던져 지듯이 들어 있는 것들을 가끔 발견하곤 한다. 집주인이 나름 신경써서 지었다는 집들이 그 모양이니 다른 집들은 말할 것도 없다.

1930년대 미국에서 신축주택들에 전엔 없던 주택하자들이 생겨나기 시작을 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외부 사이딩 페인트들이 다 벗겨지기 시작을 한 것이다. 눈에 안띄면 하자가 아니라고 할텐데 이건 뭐 빼도박도 못하는 하자문제이다. 특히나, 지은지 2~3년도 안된 집들이 누더기처럼 되어 버렸으니 집 주인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특히나, 예쁜 것을 좋아하는 주부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당장 하자소송이다.

 
 

건축업자와 페인트업자들은 완전 죽을 맛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에 하던 대로 똑같은 재료에 똑같이 시공을 했는데 저런 문제들이 생겨난 것이다. 일을 하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갖다 퍼부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러니, 일을 나갈 상황이 아니다. 시간이 남으니 자기들끼리 협회 사무실에 앉아서 푸념들을 늘어놓고 있는데 가만히 들어보니 문제가 된 주택들이 공통점들이 있다. 옛날 방식으로 그대로 지은 집들은 문제가 없는데, 전에 없던 단열재라는 것들을 쓴 집들이 몽땅 다 문제가 된 것을 알아낸 것이다. 아하! 우리 책임이 아니라 단열재가 문제이구나.

내 탓이 아니란 것을 알게되면 없던 힘도 난다. 바로 단열재 회사를 상대로 싸움이 시작되었다. 단열재가 시공된 집은 페인트칠을 안하겠다고 선언도 한다. 집주인, 건축업자, 페인트업자, 단열재공장 사장 등등 관련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싸움판에 끼어 들었다. 싸움 났는데 언론인들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싸움 구경하는 것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으니 다른 사람들도 끼어들고 이래저러 나라가 시끄러워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에서 나서지 않을 수가 없다. 정부가 하는 일은 예나지금이나 예산책정해서 연구용역 주는 일이다. 그러면, 대학교수, 연구원들이 나서서 원인을 분석을 한다. 그리곤, 1938년에 보고서를 하나 내 놓는다.

그때 나온 연구보고서가 그 유명한 '단열구조체에서의 결로방지법 (preventing condensation in insulated structures)라는 것이다. 건축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보고서이다. 여기에 언급되는 내용이 요즘 목조주택에 다 적용이 되는 지붕벤트와 투습방수지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이해가 잘 안될 것이다. 단열재가 갑자기 페인트 하자로 튀더니 이젠 결로방지가 튀어나오니 말이다. 그게 다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이 저 보고서의 핵심이다. 전에 없던 단열재가 사용이 되면서 벽체가 건조가 잘되질 않다보니 결로가 생겨났고, 결로수가 나무를 적시다보니 페인트도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현상은 다양하나 그걸 촉발한 원인은 단 한가지이다. 단열재. 단열재는 잘 쓰면 집을 따뜻하게 해주는 좋은 재료이지만 엉뚱하게 시공되면 하자를 불러오는 원인이 되는 양날의 검이라는 얘기이다. 재료의 성질과 시공법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위의 로저스의 연구보고서는 빌딩사이언스, 즉 건물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상현상들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학문의 출발점으로도 불린다. 빌딩사이언스, 즉 건축과학은 주택하자 문제에 과학을 도입하면서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자문제를 연구하거나 주택검사를 하기 위해선 빌딩사이언스가 핵심기반이 된다. 과학적인 이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주택하자 문제를 풀고 이해하기가 어렵다. 우리 연구소 이름이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연구소, BSI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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