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글쓰기"란 책이 있다. 스티븐 킹이 썼다. 원제목은 On writing이다.
직역하자면 "글쓰기에 대하여" 정도이다. 그 정도 제목으론 책이 잘 안팔릴 것 같아선지 번역한 출판사에서 제목을 바꿨다.
읽어보면 스티븐 킹이 왜 베스트 셀러 작가인지를 알 수 있다. 정말 글을 잘 쓴다. 그가 하는 얘기 얘기에 정신이 팔려 정작 글 쓰기에 대해선 잊어버릴 지경이다. 마지막 장에 자신이 당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그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것 조차도 믿어지질 않는다. 글 잘쓰는 사람의 자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의 부작용이다.
거기 이런 글이 있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 지는 것이다."

심리상담에 대해 배울 때 글쓰기의 치유적인 효과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었다. 자신이 겪은 일과 그에 대한 생각을 글로 써 놓는다는 것이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주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지금의 글쓰기야 정보을 정리하고 내가 하는 일을 홍보하는 역할을 주로 하지만,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때에는 치유효과에 대한 기대가 더 컷던 것 같다. 답답한 현실을 하소연할 곳은 없고, 가지고 있기엔 뭉쳐서 병이 될 것 같고, 그래서 글로 적어 놓고 나면 좀 마음이 편해지곤 했던 것이다.
글쓰기도 처음부터 잘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글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일상적인 얘기들 속에 슬쩍 슬쩍 담아 적어 놓을 수 있을 뿐이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 발끝부터 살짝 담가보듯이 말이다. 그러다가 조금씩 조금씩 깊이 들어가게 된다. 그런 과정들이 어떻게 보면 마음을 여는 치유의 과정이다. 오랜기간 그런 시기들을 거쳐왔다.
요즘 가끔 접하는 기사가 은퇴하신 분들이 쓴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안정을 찾았고 인생에 깊이가 있어졌다는 이야기들이다. 같은 경험을 한 분들인지라 무척이나 공감이 되는 글들이다.
스티븐 킹이 하고자 하는 얘기도 같은 내용일 것이다. 그는 죽을 뻔했던 사고후에 다시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글쓰기가 주는 효과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이지만,
어찌보면 이삼십년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삶을 찾아야만 하는 과정도, 게다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이뤄진 일이라면 심리적으로는 죽을 뻔한 경험을 한 후에 다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라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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