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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대목 고정할때 쓰는 둥근 와셔가 네모난 와셔로 바뀐 이유는?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9. 2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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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땐 질문이라는 것이 없었다. 왜냐면 가르쳐준 것들 외우는 것에도 정신이 없는데 뭔 질문을 할 수 있으랴? 남자는 말이 없이 과묵해야만 한다는 가르침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요즘과는 달리 말 없는 것이 대접 받는 시대가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창의력이 꽤나 중요한 모양이다. 창의력에 대한 교육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 머리에 집어 넣어 주려는 것이 많으면 삐져 나오던 창의력도 다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창의력이 교육을 시켜서 되는 것일까? 오히려 알려주려는 내용을 줄여야만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큰 것들만 먼저 집어 넣어 주고 놔 두었을때 생기는 머릿 속의 빈틈, 그 틈새가 창의력의 토양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마도 체계적으로 주입식으로 암기하며 배우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난 집 짓는 과정을 보면 궁금한 것이 많다. 왜 저렇게 했을까? 의문이 들면 원인을 찾아본다. 그러면서 하나씩 발전을 해 나간다. 내가 남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은 그런 의문과 질문들이다. 창의성이란 것도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의문을 갖고 질문을 하는 능력이 창의성 발달과 연결이 된다면 건축에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그런 사례들이 많다.

아래 사진을 보자. 무슨 생각이 드는가?

 

나무를 왜 파냈을까? 나무를 자르는 것은 쉬우나 파내는 것은 어렵다. 그 어려운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왜?

일단 앙카 볼트의 위치가 잘못 되었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그냥 둥근 와셔 끼우고 너트 조이면 파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아래 사진처럼 말이다. 그런데 왜? 왜 네모나고 두껍고 큰 와셔가 사용이 되었을까?

 

 

내진설계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한다. 1992년 로스엔젤레스에서 생긴 지진 피해에 대한 조사결과 기존의 둥근 와셔가 앙카 볼트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고 휘어 버리면서 생긴 문제가 많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진 지역에선 훨씬 더 두껍고 네모난 와셔를 사용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단다. IRC 규정의 지진과 관련된 부분(SDC의 D1, D2)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럼, 네모난 와셔 사용할 땐 앙카 위치 잘못 잡았으면 저런 식으로 파내야만 하나?

아니다. 그런 실수는 당연히 예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와셔도 함께 나왔다.

앙카의 위치를 옮길 수 있는 와셔이다. 이런 것 사용하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네모난 와셔는 둥근 와셔에 비해서 얼마나 더 튼튼하길래 저걸로 바꿨을까?

연구결과에 따르면 굉장히 많이 튼튼하다고 한다. 네모난 와셔와 둥근 와셔를 비교한 그래프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목조주택에 대한 내진설계 규정이 생겼던데 와셔와 관련되는 내용이 있을까 없을까? 아마도 미국 것 참고해서 만들었을테니 들어 있을텐데... 번역하다 귀찮아서 빼먹었을 수도 있겠다.

우리 건축현장에선 못 본 것 같은데... 오늘은 여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질문 그리고 답 찾기이다. 뭔가 특이한 것을 하나 보면 거기에 왜?를 붙이는 것, 그것이 바로 아이들을 창의력 있게 키우는 길이 아닌가 싶다. 창의력을 키우는 것은 그저 창의력의 구성요소들을 열심히 외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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