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앞에 OSB 한장이 널부러져 있다.
지난번에 아래에 작은 오두막 하나 지을 때 작업하던 양반들이 남겨둔 것이다. 두달넘게 가끔 내리는 비에 젖었다가 햇볕나면 다시 마르곤 한다. 표면이 자외선에 의해 변색이 되는 것 외엔 아직 별 이상은 없다.
그럼 집 지을 때 비 맞추지 말라고 얘기하곤 하는 내 말이 잘못된 얘기란 말인가?
그건 아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두막 앞의 OSB는 주변에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노출된 상태이다. 젖는 것에도 제한이 없지만, 또한 마르는 것에도 제한이 없다는 얘기이다. 햇볕 잘 받고 바람 솔솔 잘 불어오는 곳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집 지을 땐 마르는 것에 제한이 생긴다.
젖은 나무들이 벽체나 지붕의 속으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게 뭐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호주에도 있는가 보다.
그쪽 연구소에서 실험한 연구자료에 나오는 내용이다. 노지에 놓아두어 비 맞은 건축자재를 그대로 사용을 했을 경우 얼마나 빨리 건조가 되는가 하는 것을 비교 실험한 연구결과이다.
좌측 숫자는 함수율이다. 함수율 70%가 시작점이다. 아래로 내려갈 수록 함수율이 줄어드는 것이고 건조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아래쪽 숫자는 몇 주나 걸릴까 하는 시간 경과이다.
함수율 20%가 나무가 부후, 즉 곰팡이가 피어나기 시작하는 함수율이다. 그래서 빨간색으로 강조를 해 놓았다. 빨간 색 선 위쪽에 오래 있으면 아래 사진처럼 변해간다. 어느 정도 오래? 함수율과 기온에 따라 다르지만 빠르면 1~2주, 늦어도 한달이내..
네 가지 경우가 나온다.
가장 빨리 건조되는 경우는 아무 것도 씌우지 않은 상태이다. 비 한번 맞히면 적어도 1.5주, 한 열흘 정도 지나야 함수율이 위험선 아래로 내려온다는 얘기이다. 참고할 점은 이건 습도가 낮은 호주 얘기이다. 우린 건조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두번째로 빠른 파란선은 타이벡같은 투습방수지를 씌웠을 경우이다. 이 경우에도 안전권으로 들어가는데 4주나 걸린다.
세번째는 그거 있잖은가? 반짝반짝 거리는데 구멍이 뚫려서 투습은 된다고 광고하는 단열재. 그런 제품의 투습성에 대해서 무척이나 궁금했는데 여기서 볼 줄이야. 이건 많이 늦다. 안전권에 들어가려면 무려 27주나 걸린다. 6달 정도.
네번째는 지붕 작업할 때 사용하는 방수시트 같은 것이다. 이건 뭐 투습이 안되니, 아주 미약한 정도로 이뤄지니 마를 수가 없다. 그냥 쭉 젖은채로 있는다.
이 연구가 주는 교훈.
1. 건축자재 비 맞추지 마시오
2. 비 맞췄으면 어떻게든 잘 말려 보시오
3. 젖은 상태로 타이벡, 석고보드 시공하면 벽체속에 곰팡이 생길 가능성이 있네요
4. 투습이 된다는 반짝이는 단열재 같은 것 사용하려면 습기관리에 사활을 거시오
5. 지붕 방수포를 설치한다면 아래쪽에 벤트는 반드시 만드시오 등등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주택검사때 공기질 측정을 안하는 이유 (0) | 2022.09.13 |
---|---|
방부목에 사용되는 철물은 스텐레스제품을 쓰라고 권하는 이유는 (0) | 2022.09.12 |
나무의 특성 이해, 유년기 목재와 성년기 목재 그리고 차이점 (0) | 2022.09.01 |
아래 목조주택 창문시공 사진에서 잘못된 부분은? 빌더도 잘 모르는... (0) | 2022.08.24 |
공조기용 덕트를 플렉시블한 것보다는 반반한 것으로 써야하는 이유 (0) | 2022.08.21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