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지을 때 비 맞추지 말라는 얘길 자주한다.
그런 얘길하면 꼭 괜찮아요 하고 대꾸하는 사람들 있다. 그냥 그 사람들 성격이 그러려니 한다. 그리고 또 반복한다. 비 맞추지 마세요.
목조주택 지을 때는 특히 더 주의해야만 한다. 사용하는 재료들이 젖으면, 그리고 또 잘 안마르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이런 사례는 없는 것 같은데 미국에선 별 일이 다 생긴다. 1년에 백만채가 넘는 목조주택들이 지어지다보니 별 사람 다 있는 것 같다.
이 집은 왠일인지 OSB 바깥쪽으로
투습방수지인 타이벡을 설치하지 않았다. 타이벡값이 그리 비싸지도 않은데 설치 안한 것을 보면 아마도 OSB의 능력을 너무 과신한 것이 아닐까 싶다. 외부쪽이 사이딩이다보니 또 금방 마를 수도 있다고 생각 했을 수도 있다. 덕분에 이렇게 벽체가 다 상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부분은 지붕처마가 없다는 문제도 있다. 지붕 처마가 없으면 벽체가 그대로 비에 노출이 된다.
처마 없는 집은 그냥 벽체가 지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 참 이거 SIP보드라고 했다. 집주인이나 빌더 모두 아마도 SIP보드 안쪽에 있는 우레탄폼의 방습 능력을 너무 과신한 것 같다. 하지만, 우레탄폼은 비에 안젖어도 그 바깥쪽의 OSB는 비를 맞고 또 맞고 하면 젖기 시작한다. OSB의 특징은 한번 젖으면 또 잘 안마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OSB는 젖고 마르고 또 젖고를 반복하면 할수록 더 잘 젖는다. 가능한 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 집은 또 한번 문제를 일으킨다.
기껏 수리를 해 놨더니 삼개월 뒤에 아래 모양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이유는 수리를 엉터리로 해서 이다. OSB나 나무가 젖으면 말리는 것이 우선이다. 바짝 말려야만 문제가 생기질 않는다. 그런데, 왠 일인지 집주인이 성질이 급한 건지 수리하는 사람이 이상한 건지 그냥 젖은 OSB를 새 OSB로 덮어버린다음 그 위에 이번엔 타이벡을 치고 그대로 덮어 버렸다. 덕분에 새 OSB까지 함께 젖어 버렸고 문제는 더 커졌다. 무식하면 엄청 용감하다는 사례를 보여준다. 그냥 주변에 물어 보기만 해도 저런 실수는 없었을텐데...
타이벡이 없어서 젖었으니 타이벡만 설치를 하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을 했을까 아니면, 타이벡은 투습이 되니 그 안에서 마를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타산지석으로 배운 지식들
1. OSB는 물에 약하므로 반드시 그 위쪽에 투습방수지를 설치를 한다.
2. 젖은 OSB는 반드시 말려준다음에 보수 공사를 한다.
3. 위의 집과 같이 처마가 거의 없는 집은 벽체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4.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해도 다 제대로 알고 짓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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