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목조주택 짓는 법을 배우고
몇몇 현장 일을 다니다 보니 궁금한 점이 생겼었다. 분명 배울 땐 지붕 시공할 때 펠트지를 사용한다고 배웠었는데 우리의 현장에선 펠트지를 못 봤다. 그냥 방수시트로 지붕을 다 붙여 버린다. 고집스럽게 원칙을 준수하려는 일부 빌더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경우 그냥 방수시트만 사용을 한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는 방수시트가 값이 싼 데다가 그렇게 시공을 하는 것이 편리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짐작했다.
미국 규정에 나온대로 하자면
아래처럼 처마, 밸리, 굴뚝, 천장 주변으로는 아이스&워터쉴드, 즉 방수시트 같은 것을 붙이고 그 위에 펠트지를 쭈욱 시공한 다음에 슁글 같은 지붕 마감재를 시공하는 것이다. 손이 많이 간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선 대개 방수시트로 지붕을 그냥 도배를 해 버린다.
끈끈한쪽에 붙어 있는 비닐만 떼어내고 붙여 버리면 되니 작업이 빠르고 간단하다.
뭐 잘못된 방식은 아니다. 규정이란 원래 가장 기본적인 것만 이야기해 줄 뿐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지붕을 아래처럼 다 방수시트로 다 감싸 버리는 방식으로 시공을 하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는 주의를 해야만 한다.
펠트지와 달리 방수시트는 투습이 안된다. 즉, 지붕 OSB 합판을 방수시트로 다 덮어 버렸다면 그쪽으로는 건조가 안된다.
때문에 반대편엔 반드시 건조가 가능하도록 공기가 통하는 공간이 있어야만 한다. 즉 벤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수포로 지붕 합판을 전부 다 덮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면, 벤트없는 지붕 같은 것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좋겠다.
지붕 방수포 시공은 시공 자체는 편리하지만 후속 공정에선 신경 써야만 할 부분들이 생겨난다. 집은 시스템이라고 얘기한다. 뭐든 하나가 변화하면 그에 따라 영향을 받는 다른 부분들이 있는 것이다. 겨울철이면 들려오는 지붕 결로 문제 소식은 후속공정과의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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