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집짓기 교육에 참석하신 분들이
직접 건축을 하는 분들이다 보니 강의중에 여러가지 상황에 접하게 된다. 특히나, 건축재료와 관련된 얘길 하다보면 표정들이 어두워지는 분들이 있다. 이유는 당연히 문제가 되는 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런 표정들을 보면 맘 약해져서 이렇게 덧붙여 주긴 한다.
"뭐.. 꼭 다 생긴다는 것은 얘긴 아니고...."
좀 줏대 없어 보이긴 해도 그런 말에 표정이 좀 밝아지는 것을 보면 뭐 어쩌겠는가? 그게 맘 편한걸..
아무튼 건축자재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집 짓는 분들도 참 애로사항이 많다. 새로운 건축자재들이 주로 다 수입업체들을 통해서 들어오는데다 그 자재들에 대한 설명서도 역시나 수입업체들이 주는 것을 볼 수 밖에 없다보니 대부분의 내용들이 오로지 장점들에 대한 내용들이다. 내 경험으론 해외 업체들은 제조자 책임등에 관란 법령들 때문에 주는 설명서나 매뉴얼엔 주의사항이나 사용하면 안되는 상황 등에 대한 내용들을 분명이 포함시킨다. 약 사면 부작용 나타나는 것에 대한 설명이 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그게 국내용 설명서로 번역되면서 싹다 빠져버린다. 그저 단순하게 빼먹기만 해도 괜찮은데 엉뚱한 내용까지 덧붙여서 홍보용자료들을 만든다. 그러니, 홍보자료만 보고서 자재를 사는 사람들은 엉뚱하게 사용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 어떤 자재들은 미국에서 사기성 재료로 밝혀지고
벌금까지 부과된 것들인데 버젓이 국내에선 판매되고 있는 것들도 있다. 누구 말대로 수입하시는 분들이 영어를 잘 모르다 보니 그저 좋다고 하면 이것저것 상세하게 알아보지도 않고 수입해서 판매하는 경우들도 있는 것 같다.
참 문제다. 집에 뭔가 그런 건축재료로 인해서 문제가 생겨도 무엇때문에 생겼는지도 모르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 교육생의 말대로 우리는 건설현장에서 새로운 자재들을 실험을 해 주고 있는 현상이 생겨나는 것이다. 건축업체도 골 아프고, 그 집에 사는 집주인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는 일이 서슴없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경험있고 노련한 빌더들은 아예 과거부터 써오면서 문제가 없었던 검증된 재료들만 사용하지 새로운 자재는 사용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무슨 문제가 생길지를 모르는 것이다. 예전에 작은 한옥집 짓고 단열이 안되어서 아주 난관에 처했던 대목장님 생각이 난다. 그 분 판매상에서 얘기하는 말만 믿고 새로운 단열재를 썼다가 효과가 없어서 결국 단열공사를 다시 해 줄 수 밖엔 없었다. 문제가 생기자 판매상에선 모른체한다고 분개하시던 모습이 생각이 난다.
나도 가끔 해외 신기술이나 재료들 나온 것을 소개하는 글들을 쓰곤 하지만,
건축 자재에 있어선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한다. 국내나 해외에 새로운 자재가 나왔다고 하면 최소 1~2년 정도는 추이를 살펴본다. 그 다음에 사용후 문제점이나 하자 사례에 대한 글들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것보다는 장점이 많고 또 널리 받아들여지는 자재들에 대해서만 소개를 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면 느끼는 점이지만 국내엔 해외에서 사용되지 않거나 제한된 용도 정도로만 사용되는 재료들이 마치 엄청나게 좋은 것인양 광고되고 사용되고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직접적인 상품의 거명은 안하지만 내가 좀 삐딱한 태도로 대하는 재료들이 그런 것들이다.
미운 놈 떡하나 준다고 가끔 그다지 호감을 갖지 않는 재료들을
다루는 업체들에서 나한테 샘플들을 보내줄때가 있다. 그중 한 업체에서 결로방지되는 효과가 있다는 페인트를 보내주었다.
단열실험하긴 귀찮고 해서 흰페인트이니 데크 난간에다 발라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간이 하얀색이면 좀 보기에 괜찮아 보일 것이란 생각이 불현듯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곤 지금까지 내내 후회하고 있다. 흰색이 열을 반사하는 성질때문에 난간대가 더 차가워져서 추울 때엔 매일 아침이면 서리가 두텁게 하얗게 쌓여있고, 오전내내 녹아서 영롱하게 빛을 내는것이 도대체 난간대를 손으로 잡을 수가 없다. 그냥 나무상태였으면 그렇진 않았을텐데... 하얀색 지붕, 쿨루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약 이걸 벽체 속에다 발라 놓았다면 결로방지가 아니라 결로 유발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건축재료 무조건 좋다고 마냥 갖다 쓸 일이 아니다. 꼼꼼하게 따져봐야만 한다. 얼리 어댑터는 전자제품쪽이나 알아주지 주택건축쪽에선 오히려 문제가 될 수가 있다. 건축재료의 선택에 있어선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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