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답답한 것을 표현하는 말로
고구마 먹고 물 안먹은 것 같다는 얘길 많이 한다. 어제 어떤 분이 보내준 사진을 보니 딱 그 심정이다. 답답하다. 시공사에선 괜찮아유~ 라고 얘기 했다고 하니 더 답~다압하다. 비가 며칠 쏟아졌는데 골조 비 맞췄다는 소리 없어 다행이다 했더니 역시나 그냥 지나갈리가 없다.
구조재에 청태가 피어났다.
파인이나 퍼와 같은 소나무 종류의 구조재들은 습기가 많으면 청태가 잘 피어난다. 청태는 나무의 재질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라 구조적인 문제는 없지만 미관상으로 좋지 못하다. 저 상태에서 그냥 내버려두면 나무에 습기가 많은 상태인지라 더 많이 번져 나간다. 표면을 물걸레 같은 것으로 깨끗이 닦아주고 곰팡이 살균제 같은 것을 뿌린다음 잘 말려주어야 한다. 아직 깊게 들어간 것은 아니고 표면에만 생긴 것이기 때문에 살짝 샌딩을 해 주어도 좋을 것 같다.
벽체 속으로 들어갈 나무들이라고 무심하게 넘어가면 안된다. 빌더야 집 짓고 떠나겠지만 집 주인들은 벽만 바라보면 그 속에 들어간 시커매진 나무들 생각이 난다. 두고 두고 걱정거리 만들어주는 일이 되니 깨끗하게 걱정없이 만들어주는 것도 빌더들의 역할이다.
구조재는 그나마 날이 좋으면 시간은 좀 걸리지만
건조가 잘되는 편이니 문제가 적다. 문제는 바닥에 쓰인 OSB 합판이다. 아래 사진과 같은 상태라면 푹 젖었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이거 참 어찌 이리 많이 적셔 놨을까? OSB 합판은 잘 안젖는다. 대신 한번 젖으면 또 잘 안마르는 특성도 있다. 이 정도라고 하면 한동안은 말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건조 기간은 함수율에 따라 다르다. 제대로 건조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 위에 뭔가를 덮는 작업을 해 버리면 그 속에서 합판이 상하는 문제가 생겨날 수가 있다.
아마도 시공사에선 폭우 탓을 하겠지만, 여름철에 비가 올 것을 모르고 공사하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좀 더 대비를 잘 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다. 비를 안 맞게 대비할 자신이 없으면 차라리 비를 맞아도 문제가 없는 재료를 사용하던지...
북미지역 빌더들은 바닥용합판으로 아래 제품을 쓰면서 비에 대한 걱정은 많이 덜어 버린 것 같다.
건축주들에게 건축하시는 분들이
시공사 사장님이 아니라 건축 업자로 불리고, 집을 짓는 빌더들이 목수가 아니라 노가다로 폄하되는 것은 한 순간의 일이다.집에 품질문제가, 하자가 발생을 하게되면 바로 그 소리 듣게 되는 처지가 되어 버린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평가는 자신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골조가 젖어 버리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사고이다. 하지만, 제대로 말리지 않고 시공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도 외면하는 일이다. 사고 수습도 시공사와 빌더들의 몫이다. 나무는 자연상태에선 잘 건조가 되질 않는다. 사방이 트인 상태에선 어쩔 수 없겠지만 어느정도 벽이 올라가고 지붕이 덮힌 상태가 되면 인공적으로 말려 주어야만 한다. 특히 젖은 부위을 뭔가를 덮어버리는 작업이 이뤄지기 전엔 반드시 함수율 측정을 하여 건조여부를 확인해야만 한다.
(함수율 측정한 후에 그 위에 날자와 수치를 적어 놓은 것이 좋다.)
미국 빌더들은 아래와 같은 열풍기, 선풍기들을 많이 사용을 한다. 가지고 있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고. 그만큼 나무를 건조시키는 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는 얘기이다. 집 지을때뿐만 아니라 짓고나서 물 문제가 생겼을때도 유용하게 사용을 한다.
비 맞아 젖어버린 목조 골조들, 그냥 괜찮아요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잘 말려주는 뒷 수습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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