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물은 상극이다.
물은 가능한 집에서 빨리 멀리 보내는 것이 물관리의 기본원칙이다. 그래서 집을 지으면 집주변엔 경사를 두어 물이 집에서 멀리 흘러나가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집 짓기 관련된 자료들을 보면 대부분 아래 그림 비슷한 것들이 나온다. 지붕 꼭대기부터 물이 경사면을 따라 흘러내리고 집 주변의 경사를 따라 집에서 멀리 흘러가도록 집 주변 땅에도 구배를 주는 것이다.
집 짓기의 기본이다.
그런데, 여름철만 되면 비가 온뒤 꼭 받는 전화중의 하나가 집 주변이 온통 물바다란 얘기다. 그나마 마당이 물바다면 좀 낫다. 기초 주변으로 물 웅덩이들이 생겼다는 얘길 들으면 착잡하다.
(우리나란 아니지만 이집도 꽤나 문제가 있다. 물웅덩이에 흙이 튀어 오염된 벽체 하단에...)
그나마 저 정도는 양반이다. 건축중에 보면 기초 만들때 땅 파놓고 주변 되메우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기초 옆으로 해자를
만들어 놓은 현장들 많다. 고여 있는 물에 쓰레기는 둥둥 떠다니고... 집 잘 지어지겠다.
우리나란 대개 콘크리트 통기초를 만들고 바닥난방을 하기 때문에 기초 주변 정리에 둔감한 것 같다. 뭐든 대충 하는 성향, 입에 달고사는 괜찮아요도 작용을 할 것이다. 하지만 주택에 대한 기대수준이 점점 더 올라가는 세상에서 그런 부분들도 바뀌어야만 한다.
기초 만들려고 팠던 부분 되메우기 하는 것은
그저 흙만 가져다 메꾸면 되는 일이 아니다. 왜냐면 되메우기 된 흙엔 공극이 많아서 비가 오거나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기 때문이다. 기초 주변 흙을 되메우기 할 때는 콤팩트로 다져주는 것이 제대로된 시공법이다.
(아래 할아버지처럼 열심히 다지면서 흙을 메꿔주어야만 나중에 가라앉지 않는다.)
그리고, 기초 테두리 주변으로는 물이 잘 흘러나가도록 배수 작용도 하면서 흙도 튀지 않고 모양새도 좋도록 자갈 같은 것을 깔아 주는 것이 좋다. 사실 건축하는 분들이 이런 세세한 부분들까지도 신경을 써야만 하는데 이런 건 집주인에게 떠 넘겨 버리는 사람들도 많다.
기술,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모두 비슷해 진다면 경쟁우위를 가름하는 것은 세세한 부분, 즉 디테일이다. 자기 할 일 남에게 떠넘기다보면 자기 일도 없어진다. 지금 스스로 자기 일을 없애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들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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