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처음 사면 한동안은
과격한 운전은 피하고 정숙주행을 하면서 길들이기를 한다. 자동차를 구성하고 있는 수만개의 부품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라고 하는 일이다. 초기에 길들이기를 잘해야만 별 탈없이 오래동안 탈 수가 있다고 얘기한다.
집도 마찬가지이다. 집은 자동차처럼 몰고 다닐 수는 없지만 안에서 사람들이 생활을 하고, 계절의 변화들을 반복해 가면서 자체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 접어들게 된다. 잘 지은 집이건 못 지은 집이건 일정의 시간이 지나면 자기 나름대로의 균형상태를 찾아가는 것이다.
집을 리모델링을 한다는 것은
그 균형상태를 깨는 것이다. 벽을 헐고 넓히는 그런 구조적인 변형을 주는 공사가 아니라 단순히 창을 갈고, 단열재를 덧붙이고 하는 일들만 해도 집의 평형상태는 깨어진다. 실내의 열, 공기, 습도에 변화가 생기고 그것들이 구조체와 건축재료들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풍스런 벽돌집의 추워서 단지 안쪽에 단열재를 덧대는 공사를 했다고 해 보자.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그 정도로 무슨 집에 변화가 있을까 할지 모르지만 변화가 있다. 벽체의 열전달성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그간 흘러 나오는 안쪽의 열로 인해 건조가 잘 되었던 외벽이 건조가 잘 안되는 상태로 변해 버린다. 그 결과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외벽이 얼고 녹고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벽체의 손상이다. 아래 사진과 같은 식으로 외장벽돌의 표면이 깨져 나가는 것이다. 이것 외에도 기존엔 없던 다양한 이상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내가 빌딩사이언스에 대한 이론들을 배운
BSC(Building Science Corporation)에서는 그래서 기존 건물을 고칠 경우 사전 진단을 해주고 건물에 이상이 없는 방법을 찾아주는 컨설팅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보존가치가 있는 역사적인 문화재 건물들은 반드시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고 얘기한다.
간단하게 그 순서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현장조사 : 주택검사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전반적인 상태를 살피고 문제점을 찾아낸다.
다른 점은 빌딩사이언스 과학자들이 참가를 한다는 것이다
2. 시료검사 : 건축에 쓰인 재료들을 일부 채취하여 재료의 상태를 검사한다.
3. 환경조사 : 건물이 위치한 곳 주변의 환경적인 영향에 대해서 조사하고 검토한다
4. 프로토타입 모니터링 : 일부분만 수선을 해서 상태 변화를 관찰한다.
5. 수선작업 : 앞에서 얻은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세운 수선계획에 따라 실시한다.
6. 유지관리 및 모니터링 : 수선한 상태에서 예측치 못했던 이상증상들은 없는지를 관찰한다.
BSC가 큰 회사이고 대상이 되는 건물들이 사회적인 보존 가치가 높은 것들이다보니 당연히 위와같은 비용도 많이들고 장시간이 필요한 단계들을 거치는 식으로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는 것일 것이다.
주택의 경우는 좀 약식으로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적어도 리모델링 하기 전엔 전문가의 주택상태에 대한 검사 정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태를 제대로 알아야만 어느 정도의 수선이 필요할 지,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 등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엉뚱한 일을 하는 것은 방지를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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