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기관련 해외 자료들을 읽다보면 '벨트앤서스펜더' 방식이라는 표현들이 나오곤 한다. 남자들이 바지를 입을 때 바지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도구들이 벨트, 즉 허리띠와 서스펜더, 즉 멜빵이다. 둘은 형태는 다르나 같은 기능을 한다. 그래서, 둘 중 하나만 하면 충분하다. 둘 다 하는 것은 잘못된 것, 쓸데없는 짓, 과잉이라는 것이 원래의 뜻이다.
하지만, 단어라는 것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이 되느냐에 따라서 뉘앙스들이 달라지듯이 꼭 벨트앤서스펜더가 과도한 시공의 의미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다다익선과 같은 의미로도 사용이 된다.
예컨데, 집을 지을 때 지붕의 기밀성을 높이기 위해서 지붕 위쪽에도 기밀막을 설치를 하고, 아래쪽에도 기밀성을 가진 재료를 시공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원칙적으로는 한쪽만 제대로 시공이 되면 다른 쪽은 필요가 없는 과잉시공이다.
(지붕의 바깥 쪽에 투습방수지를 시공을 했는데, 안쪽에 또 투습방수지를 시공하고 있다. 유럽쪽에선 이런 식의 이중 작업이 보편적이라고 한다. 미국은 이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
하지만, 건축에서 이런 식의 '벨트앤서스펜더' 방식은 쓸데없는 과잉시공이라는 의미보다는 다다익선 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왜 그런가 하면 건축엔 '휴먼에러' 라는 요소가 개입이 되기 때문이다. 즉 하나만 시공했는데 사람의 실수가 있다면 그 하나가 제대로 기능을 못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하나 더 시공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식의 논리이다.
나는 같은 의미의 말을 해도 '벨트앤서스펜더' 보다는 '다중방어선'이라는 말을 더 선호를 하는데, 아마도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사용하는데엔 그 사람의 경력이 많이 작용을 하는 것 같다. 군대 다녀온 사람들이 많은 사회에선 패션 용어보다는 군대 용어가 더 잘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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