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파트 난방비 적게 나온다고 자랑했다간 민폐이웃 본색 드러나기 십상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5. 12. 20:33

본문

겨울철 동네 아파트 아줌마들 만나면

한번씩 거론되는 이야기가 난방비에 대한 하소연들이다. 지난 겨울처럼 혹독하게 추운 날들이 계속 되다보면 난방비 올라갈까봐 가슴 졸이며 사는 주부들도 많기 때문이다. 한달에 보통 수십만원은 훌쩍 뛰어넘는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들면 한숨부터 나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창문에 빽빽하게 붙인 뽁뽁이들도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빠듯한 살림에 단돈 몇만원이라도 더 나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던 지출인지라 더욱 한숨만 나온다.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일단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안좋다.

 

난방비 고지서 사진

 

그런 분위기에 가끔씩 염장 지르는 소리 하시는 분들이 있다.

 

"어머, 젊은 사람들이 좀 춥게 지내지 뭘 그리 난방비를 많이써~, 아끼고 살아야지."

"우리 집은 얼마나 훈훈한지 겨울에 난방도 잘 안하고 사는데..."

"우린 난방비 몇만원 안나오는데 정말 따뜻하게 하고 사시나봐요?"

 

뭐 대충 이런 말들 하는 사람들이다. 심하게 짜증이 나는 말들이고, 도대체 우리 집은 왜 이 모양이야, 관리비 계산이 잘못된 것 아냐 하는 식의 엉뚱하게 열나는 반응들만 초래하는 수다스러운 얘기들이다.

 

그런데, 이 얘기 들으시면 더 열날지 모르겠다.

아님 속이 좀 풀릴지도... 같은 아파트 살면서 겨울철에 난방비 적게 든다고 자랑하시는 분들 사실 자랑할 일이 아니다. 난방비 적게 드는 집 하나 있으면 그 집 때문에 사실 그 주변 집들은 다 피해를 입는다. "우리 집 난방비 적게 들어요." 하는 순간 그 사람은 주변 집들에 민폐 끼치는 집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슨 얘긴지 아래 그림을 가지고 과학적인 원리로 설명을 해보자면 이렇다.

 

아파트에서 층별 세대멸 배치도

 

위의 그림처럼 A라는 집이 있고, 이 집은 난방을 잘 안한다. 겨울철 난방비 몇만원 수준이다. 그래도 훈훈하고 살만 하다고 자랑하고 다닌다. 우리 집은 워낙 좋은 집이라는 의식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것 아니다. A라는 집이 난방을 안해도 따뜻한 이유는 그 주변의 8개 집이 난방을 하기 때문이다. 열은 따뜻한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른다. 아파트의 단열은 외부공기와 접하는 외벽부분에만 되어 있지 안쪽의 벽체들은 단열이 되어있지가 않다. 상하좌우의 열들이 A라는 집으로 전달이 잘 된다는 이야기이다. 열교현상때문에 5,6,7,8번 집들도 조금씩 도움을 준다. 즉, A라는 집이 난방비가 적게 나오는 것은 그 주변 집들이 A집 때문에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학교때 과학시간에 배운 법칙 기억날 것이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

 

A 집이 난방을 안해도 따뜻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주변 집들이 난방을 해 열에너지를 보태주기 때문이다. 없던 열이 갑자기 생길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법칙이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다. 그러니, 아파트에서 난방 안하는 집은 그 주변 집들에게 사실 민폐를 끼치고 있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특히나 옆집이나 위아래집에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려면 이웃 잘 만나는 것도 복이란 생각이 든다. 만일 상하좌우에 난방 안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산다면 그 중간에 사는 집은 난방비 폭탄맞기 딱 좋은 상태가 된다. 내가 잘 하는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더 영향을 받는 일들이 있다. 아파트의 난방비 문제도 그런 요소들이 있다.

 

요즘 아파트들이 예전 아파트들보다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온다고 이야기 되는 원인중에 하나론 예전같은 판상형 아파트들 보다 외벽이 더 많은 타워형 아파트들이 많이 지어지기 때문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연구해 보면 타워형 아파트들의 난방비가 판상형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으로 조사가 될 것이다. 당연히 옆에서 열을 보조해 주는 세대들이 더 적기 때문이다.

 

혹시나 우리 집만 왜 난방비 많이 나오냐고 집 탓하는 분들 있을까봐 적는 글이다. 주택 문제는 그 집이 처해 있는 주변환경 문제와 떼어 놓고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공동주택은 괜히 공동주택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