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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구멍이라고는 없는 집은 유지관리가 안되면 곧바로 결로, 곰팡이 천국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5. 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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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돈도 없고 있는 건 시간과 넘치는 에너지뿐인

그런 젊은 시절이 있었다. 요즘 같은 오락거리가 없던 시절인지가 시간만 나면 등산이나 도보여행을 다니곤 했다. 그때 여름철이면 빼놓지 않고 꼭 챙겨가던 물건이 있었으니 바로 남대문 시장에서 구매한 미군 판초우의였다. 요즘은 판초우의도 좀 간지가 나지만 예전 것들은 퇴색된 국방색에 뒤집어 쓰고 있으면 어디서 저런 거지가 다 왔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물건이엇다.

 

판초우의 사진
판초우의

보기는 그렇더라도 비가오면 커다란 배낭메고 우산 쓰고 다닐수는 없는 상황인지라 어쩔 도리가 없이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다닐수 밖엔 없었다. 그런데 비가 내린다고는 하지만 더운 여름날 한 10분만 판초우의 쓰고 걸으면 바람통하는 숨구멍이라곤 하나도 없는 비닐제품인지라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기 십상이었다. 그럼 땀으로 젖으나 비로 젖으나 똑같은 것이라면 비로 젖는 것이 오히려 더 시원하겠다는 생각에 벗어서 배낭만 감싸주고 그냥 온 몸으로 쫄딱 비를 맞으면서 다니는 일이 다반사 였다. 아래 사진처럼 말이다.

 

비 쫄쫄 맞고 다니는 사진



운동할때 땀낼려고 입는 옷

숨구멍이라곤 없는 옷이 땀복이다. 찾아보니 영어로는 좀 더 우아하게 표현해서 그런지 사우나 슈트(sauna suit)라고 부른다. 이 옷의 특징도 숨구멍이 전혀 없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삐질삐질 나온다. 옷 속에 땀이 갇혀서 증발되지 않으니 점점 더 더워지고 더 많은 땀이 흐르도록 만들어진 옷이다.

 

땀복 사진


판초우의나 땀복이나 너무 덥고 습기가 차면 벗어 던지면 된다. 다음번 사용을 위해 잘 빨아서 건조를 잘 시켜주면 오래 오래 잘 사용을 할 수가 있다. 

 

요즘 지어지는 집들 중엔

단열성과 기밀성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집에 판초우의나 땀복을 입혀 놓은 것 같은 집들이 있다. 숨구멍도 없이 말이다. 주택에서 숨구멍은 지붕의 벤트, 벽체의 환기가되는 배수면, 각종 환기장치들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그런 것들이 제대로 설치가 안된 집들이 많다는 얘기다. 옷은 땀이 차면 벗어서 말리면 되는데, 집에 습기가 차면 어떻게 할 수가 있을까? 홀라당 벗겨내 빨아서 건조시켜 다시 입힐수가 없다.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실내에서 땀이, 즉 습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그럴려면 욕실도 바깥으로 보내고, 주방도 옛날 부엌식으로 실내와 분리를 해야만 하고, 심지어는 집안에서 땀 낼 일은 하지 말아야만 한다. 아니면 집 안에 제습기나 환풍기를 계속 틀어놔서 실내 습도를 강제로라도 낮춰줘야만 한다.

 

벽체에 비닐로 감싼 사진

집은 땀복을 입혀 놓은 것 처럼 지어졌는데 습도관리는 전혀 안되는 집들이 많다. 온 집안이 축축하다. 사는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는 사이에 그런 집들은 결로의 천국, 곰팡이의 지상낙원이 된다. 반면 사람에겐 최악의 거주장소로 변해간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집 짓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특성을 가진 집을 짓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하고, 그 집을 어떻게 관리를 해야만 하는지를 집주인들에게 알려주어야만 한다. 아쉽게도 두 부분 모두다 잘 안되고 있다. 게다가 요즘 집들은 점점 더 곰팡이들이 좋아하는 재료들로 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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