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도 피곤하겠다.
어제 오후에 전화로 문의해 온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집안에 있는 옷과 가죽제품들에 온통 곰팡이가 생긴 모양이다. 화가 나는 일이다. 그 분 생각으론 이건 본인이 임대해서 살고 있는 월세 집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부분이니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고 그 가능성을 알고 싶으셨던 것 같다.
아예 안될 것 같은 일인데...
아마도 직장 일 때문에 살고 있는 집을 오랫동안 비워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끔 가족들이 와서 한달에 한번 정도 환기를 시켜 주었다는 얘길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집 주인과 곰팡이 발생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자면 바로 그 부분이 문제가 된다. 사용자가 주택 관리에 대한 사회적인 통념상의 의무를 다했느냐 하는 부분에서 부족하다. 그것도 좀 많이 부족하다.
곰팡이와 관련된 문제는 사실 그 직접적인 원인을 찾아서 책임소재를 묻기가 쉽지가 않다. 주택이 원인이 되려면 뭔가 곰팡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누수처럼 대량의 습기가 집안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단열 부족에 의한 결로 부분도 원인이 되지만 이 또한 증명하기가 까다롭다. 왜냐면 여기엔 또 사용자의 관리책임에 대한 부분도 함께 엮여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좀 편할 것 같다.
집에서 생기는 문제의 책임소재는 집 자체의 문제와 그 안에 사는 사람의 문제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집 주인은 그 집을 임대해서 사는 사람들이 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임대를 해서 사는 사람은 살고 있는 집이 제대로 유지가 되도록 또 그 나름대로의 노력을 해야만 할 의무 같은 것들이 있다. 한쪽은 그 의무를 다하는데 다른 한쪽이 아무 일도 안 한다고 한다면 그건 다퉈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서로가 자신이 맡은 부분에서 나름대로의 문제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면 사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책임으로 귀결시키는 것은 쉽지가 않을 것 같다. 그런 세세한 책임소재에 관련된 부분은 결국은 변호사들을 통해서 자문을 구해야만 할 부분이다.
위의 상담 사례 같은 경우라고 한다면 아마도 입주자가 거주하면서 해야만 할 사회적인 통념상의 관리의 의무 같은 부분이 많이 부족했다고 집주인쪽에서 주장을 충분히 할 수가 있는 상태이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좀 어렵지않겠느냐는 생각을 전달했다.
집은 그 안에 사는 사람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
집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정성을 쏟는다면 집도 사람들이 그 안에서 쾌적한 삶을 살도록 안전한 보호막을 제공을 한다. 가끔은 무생물인 집도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돌봐 달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하는데 곰팡이와 같은 문제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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