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 맞다는 말은 함부로 하고 분별없이 막 한다는 뜻이다.
남의 건축현장 보고 참 그런 표현쓰기 쉽지 않지만 상담 문의차 보내온 현장 사진을 보니 그런 표현이 절로 나온다. 그냥 네 집이면 그렇게 짓겠니 하고 빌더에게 꼭 묻고 싶을 정도이다. 그러니 바라보는 집 주인 입장에서 얼마나 분통이 터질까.
올해 비가 오는 날이 많아서 그런지 유난히도 집 짓는 현장을 그대로 비를 맞혀서 문제를 만드는 곳들이 많다. 빗물에 섞여 흐른 톱밥과 먼지와 녹물로 인해서 땟국물이 주룩주룩 흐르는 주택 건축현장을 보면 건축주들의 심정이 어떨지를 공사팀장들이 생각이나 한번 해봤는지 모르겠다.
당신이 건축주라면 아래 현장사진 중 어느 곳이 더 맘에 들겠는가?
새 집을 짓는 것이다. "새" 집, 말 그대로 새것, 반짝반짝하고 빛이 나는 뽀샤시한 집을 짓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이 값싸고 품질이 좋다고 해도 중고품 안사고 새것 사는 것은 뭔가 새것이 주는 기쁨,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백만원도 아니도 수억 들여서 짓는 새집을 저 모양으로 만들어 놓으면 바라보는 건축주들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한마디로 분통 터지는 일이다.
게다가 조심스럽게 우려의 말을 한마디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단 하나다. "괜찮아요."
'너나 괜찮지, 난 괜찮지 않다.'는 것이 속마음이다. 게다가 무시당하는 꼴이라 더 기분 나쁘다. '이것들을 확 때려치우고 뽀샤 버릴까?' 하는 맘이 든다는 지난 번에 검사했던 집주인의 말에 공감이 간다.
나무는 특히
재제된지 얼마 되지 않아 뽀얀 속살을 드러내는 나무의 결과 색, 그리고 향기는 사람에게 주는 감동이 있다. 그런 감동을 살면서 느끼고자 목조주택을 짓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것을 알지 못하는 빌더들은 그저 감정 없는 기술자에 불과할 뿐이다. 또한, 목조주택을 짓는 많은 빌더들이 집 짓을 때 비 좀 맞혀도 문제는 없다고 알고 있는데 그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구조재와 합판들이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한두 번 비를 잠시 맞는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 정도는 버티도록 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잠깐 동안이 아니라 비를 며칠 맞히고, 온도도 높은 여름철이고 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진다. 곳곳에 청태와 곰팡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건 구조적으로 안전한 것과는 또 다른 문제이다. 이런 면을 빌더들은 잘 알지 못한다.
또 잘 알지 못하다보니 비를 맞힌 건축현장에서 해야만 할 건축 후 하자발생에 대한 예방조치들, 살균소독, 곰팡이 방지제 살포 등을 하나도 하지를 않는다. 그래서 더 문제라는 것이다.
북미지역에서도 비 맞추면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점과 후속조치들에 대해선 계속 지적을 해 댄다. 조심할 것은 조심하라는 얘기이다.
목조주택 현장은 항상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톱밥 가루들과 작은 나무 조각들이 널려 있으면 안전에도 문제가 되지만 더 큰 문제는 저것들이 비를 맞고 젖은 상태로 나무의 틈새들로 들어가 있게 되면 그곳은 바로 곰팡이들의 온상이 된다.
왜 있잖은가? 식물들 처음 모종 할 때 영양분 들은 흙을 보슬보슬하게 잘 뿌려서 묘판을 만들듯이 곰팡이들에겐 잘게 잘게 썰어진 톱밥가루들은 먹기 좋은 유아식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잠깐 맞는 비가 아니라 며칠 맞는 비로 구조재와 합판이 젖으면 이게 생각보다는 잘 안 마른다. 건축기간이 길기 때문에 천천히 말라도 나중에 벽체에 단열재 설치하기 전까진 건조가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 젖은 상태로 단열재가 설치가 되면 그때부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곰팡이들에게 아주 뽀송뽀송하고 푹신한 잠자리들을 만들어주는 격이기 때문이다.
저런 일들 없애고, 후속 공정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집 주인들 맘 편하게 해주는 길은 의외로 단순하다. 10미터짜리 천막천 두세개 사다가 비가 오면 골조도 덮고, 자재들도 덮고 그러면 된다. 천막천 하나에 몇만원 안 한다. 천막 치는 것엔 10~15분도 안 걸린다.
도대체 왜 안하는 것일까?
일당 받고 일하는 사람이 뭐 그런 것까지 세세히 신경 써야 하는 심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뭔가 잘못된 것은 시정하고 좀 더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일하는 그 자리에선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주인의식이 없으면 그건 빌더라는 용어로 미화된 일용 잡부에 불과한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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