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참고사항 하나
홈인스펙터로서 주택검사를 의뢰한 집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거나 노출시키지 않는다. 그건 고객과의 신뢰에 대한 문제이고 홈인스펙터의 윤리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검사한 집의 한 부분에서 특이한 사례가 있을 경우엔 교육적인 목적으로 관련되는 글을 쓰기는 한다. 그럴 경우 사용하는 사진들은 시간이 좀 지난 사례들이고 어디에 있는 어떤 집인지 알 수 있는 정보가 없는 것들이며, 또 그런 경우에도 인터넷에서 비슷한 사례에 대한 사진들이 있으면 찾아서 사용을 한다. 혹시나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하는 얘기다. 요즘은 집값이 워낙 비싸서 집 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선 매우 민감들 하기 때문이다. 오늘 쓰는 글도 그런 내용이다.
몇 년 전 검사한 한 집에서 굉장히 특이한 천정 단열시공 상태를 목격했다.
이건 누가 봐도 당연히 건축 하자 문제이다. 하자 여부를 알려주려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이런 하자가 발생을 했을까 하는 부분이다. 집을 짓는 사람들이 뭔가 일상적이지 않는 이상한 일을 해 놨다면 분명히 거기엔 무슨 사유가 있다.
현장 사진 중 한 장이다. 지붕아래 천정 속의 모습이다. 도대체 저 스티로폼 기둥들은 왜 서있는 것일까? 천정 위쪽에 스티로폼 단열재들이 이리저리 마구 널려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게 이 꼴이 된 사연은 이렇다.
건축주에게 아토피 기운이 있는 아이가 있다. 집을 짓는 업자는 그 아이를 위해서 천정에 유리가루가 날리는 유리섬유 단열재가 아닌 다른 재료로 단열을 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일단 유리섬유 가루가 아토피를 일으킨다는 사실에 대한 근거는 아무 곳에도 없지만 아이를 위한 제언이니 부모로선 좋다고 받아들인다. 아마 건축업자도 영업적인 생각보다는 아이를 위한 마음에서 그런 제안을 했을 것이다. 의도 자체는 괜찮았다는 얘기이다.
헌데, 재료 선택이 문제이다. 가장 구하기 쉽고 가루도 안날리는 스티로폼을 선택한 것이다. 그것도 재료 자체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반적인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그런데, 그 스치로폼이 설치되는 장소 상황과 작업여건을 생각하면 이게 건축업자에겐 엉뚱한 자충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진엔 잘 안 나타나니 아래 지붕 그림을 보면서 설명을 한다.
박공지붕, 게이블 루프의 처마쪽은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지붕 경사가 낮을 때는 단열재를 넣기 위해선 거의 기어 다니다시피
작업을 해야만 한다. 해 봐서 아는데 꼼꼼하게 작업을 하는 것은 엄청나게 힘든 일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다. 일하는 사람이 천정 위에서 대충 해 놓고 빨리 안 내려오고 오랜 시간들이며 꼼꼼하게 작업하고 있으면 작업반장한테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말 듣는 곳이 우리나라 건설현장의 분위기이다.
위의 사진에 나온 집은 아래 사진의 집 보다도 훨씬 더 협소한 공간이 단열작업을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아래 사진의 집은 작업자 아래가 장선, 조이스트가 지나가기 때문에 몸 무게를 받쳐줄 수가 있지만 위의 집은 그냥 다루끼(막쓰는 1바이1 나무)로 천정덴죠(천정틀)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작업자가 올라갔다간 잘못하면 천정에 구멍이 나는 상황으로 보인다.
단열의 기본은 공기를 차단하는 기밀성 확보이다.
스티로폼으로 천정 단열을 하기 위해선 스티로폼을 질서 정연하게 깔아 놓은 후 그 틈새를 모두 우레탄폼 같은 것으로 메꿔야만 한다. 그런데, 작업자가 위로 올라가서 그 일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니 그냥 던져 놓듯이 천정 안에다 스티로폼을 밀어놓고 한쪽이 들리면 스치로폼을 잘라서 지붕에 받쳐서 들리지 않도록 받쳐 놓은 것이다. 점검구 근처 대충 손 가는데 엔 우레탄폼을 쏴 놓기도 했다. 눈가림도 필요하니 말이다. 저런 식으로 단열을 하면 단열 안 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 여름철이면 무척이나 덥다고 한다.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작업자가 일을 저딴식으로 했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문제는 작업자가 일을 저딴식으로 할 수밖에 없는 건축재료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작업여건이라는 것이 있다.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제대로 일을 하라고 감독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사례는 작업여건에 맞지 않는 건축재료를 선택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집 지을 때 건축재료 선택할 때 시공을 제대로 할 수가 있는 재료인가 하는 부분들도 반드시 고려를 해야만 한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가져다주어도 시공이 불편하고 어려우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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