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는 한 번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금방 띄고 주목을 받는 특징이 있는 반면에 습기와 같은 일상적인 유지관리 문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지속적인 피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잘 주목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년간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자연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듯이 습기로 인한 문제의 범위와 피해규모는 자연재해 보다고 훨씬 더 큽니다.
다년간에 걸쳐 점진적인 피해를 주는 습기문제가 한번 대규모로 터진 사건들이 서양 사회에는 몇 번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 캐나다의 리키 콘도 크라이시스(Leaky condo crisis)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추측컨대 아마도 이 사태가 역사상 최악의 주택 관련 하자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리키 콘도 크라이시스란 1982년에서 1999년 사이에 캐나다 브리티시콜로비아주에 지어진 목조 및 콘크리트 공동주택의 13만채중 7.2만 채가 습기로 인해서 대규모 피해를 입은 사태입니다. 캐나다의 콘도는 우리의 저층형 빌라나 아파트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7만 채가 넘는 이 집들 전부 수리하는데 든 비용이 얼추 4조 원 가까이나 들었다고 하니 엄청난 규모의 주택관련 대재난입니다.
이런 재난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있습니다만 가장 큰 부분이 해당 지역 기후에 맞지 않는 집 모양 설계와 부적절한 건축재료의 조합 때문에 생긴 누수 문제 때문입니다. 건물의 외벽으로 들어온 습기가 제대로 빠져나가거나 건조되지 않고 벽체내부에 수년간 축적이 되면서 구조재, 내외장재를 상하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이미 발생했던 시기도 이십여년 전으로 꽤 되었고, 집도 다 고쳤고 문제의 원인도 많이 찾아냈고 예방대책들로 만들어져서 건축규정에 반영이 되었고, 그런데 뭐가 더 문제가 될 것이 있을까요?
하나 가장 큰 것이 남았습니다. 바로 이 사건으로 인해 집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아직도 더 오랜 기간동안을 그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경제적인 고통입니다. 집을 살 때 빌린 돈과 집을 고칠 때 빌린 돈을 갚아야만 합니다. 재난이라고 정부에서 집 다 고쳐주지는 않습니다. 저리로 돈을 빌려줍니다. 나중엔 다 갚아야만 한다는 얘기입니다. 리키 콘도 사태는 집 살 때 돈 들이고 집 고치느라고 또 돈 빌리고 해서 거의 경제적으로 파탄상태가 된 사람들을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그들이 집을 팔려고 해도 한번 문제가 있던 집들이라 거래도 잘 되지 않는 문제도 생겼습니다. 그냥 두고두고 오랫동안 감내해야만 할 자신들의 문제들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콘도 주인들 중엔 은퇴자들도 꽤 많았다는데 그들의 안락한 미래는 습기가 빼앗아 가버린 것입니다.
습기는 일시적이 아닌 장시간에 걸친 지속적인 문제를 야기합니다. 습기 문제를 등한시 했다가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당하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습기 문제가 없는 집을 짓고, 사고하는 것은 자연재난을 피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합니다. 이 사건 이후로 북미지역에선 주택검사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저희와 같은 주택검사를 하는 업체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당연히 하자 문제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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