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봄은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사람들 눈에 콩꺼플이 덮이는 계절이다. 햇살은 부드럽고, 바람은 달콤하다. 집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봄은 집의 결함을 가리는 계절이다. 집이 말끔해 보여도 속은 다를 수 있다.

겨울 동안 쌓였던 문제들은 봄이 되면 사라진 듯 보인다. 곰팡이는 말라 흐려졌고, 결로 자국은 없어졌다. 장마철까지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다. 창문을 열어두면 냄새도 사라진다. 모든 것이 말라 뽀송하기만 하다. 집주인들은 봄이 오기 전에 벽지를 새로 바르고, 페인트칠을 한다. 마감이 깨끗하면 집이 새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손으로 만저 보면 다른 부분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바닥과 벽의 경계를 유심히 보라. 습기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집 볼 땐 눈도 좋아야만 한다.

봄에는 단열 문제도 감춰진다. 겨울에는 창문 틈새로 찬바람이 들어오지만, 봄에는 그런 불편함이 없다. 마찬가지로 여름철이 되면 곰팡이와 습기로 고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욕실, 다용도실, 싱크대 아래처럼 습기가 차기 쉬운 곳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봄에 집을 봐야 한다면, 더 꼼꼼하게 봐야만 한다. 눈을 크게 뜨고 코를 킁킁거려 가며, 손으로 열심히 이것 저것 만져봐야만 한다. 봄에는 꽃 냄새가 진한 맑은 날 보다는 가능하면 비 오는 날 방문해보는 것이 좋다. 누수나 결로 등의 습기 문제가 있는 집이라면 비 오는 날엔 좀 더 티가 난다.

하자 문제가 적은 집을 찾으려면 꽃피고 봄바람 살살 부는 그런 시기 보다는 한겨울, 한여름이 더 낫다. 비가 오면 지붕과 창호의 누수를 확인할 수 있다. 겨울에는 단열 성능을 알 수 있고, 여름에는 곰팡이와 습기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물론 봄에 집을 본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봄의 착시 효과를 경계해야 한다. 집은 한순간의 선택이 아니다. 오래 머물 공간이다. 봄의 화사함에 속아 들뜬 마음에 쉽게 선택을 하면 안된다. 그래서, 봄에 집을 볼 때는 옆에서 객관적인 관찰과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검사를 하는 홈인스펙터가 그런 사람이다. 봄에 집을 보고 사고자 한다면 주택검사인과 동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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