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하자 문제가 생긴 주택에 대해서 목구조전문가인 김 창환 소장과 얘길 하다보니 이런 말들이 나온다.
"그런 구조를 만들고 싶다면 차라리 철근콘크리트로 지었어야만 하는데 왜 목조로 지어서 문제를 만들었을까?"
목조주택 짓거나 그런 집을 짓고 싶어하는 사람들중엔 잘못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다. 나무가 가진 한계에 대해서 인정을 안하는 것이다. 나무는 자기 무게에 의해서 처지고, 말라가면서 갈라지고 줄어들고 뒤틀리고 하는 등의 성질들이 있다. 예전 사람들은 그런 성질들을 잘 알아서 나무를 선목하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적어도 3미터에 하나씩은 기둥을 세워 받쳐주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 하지만, 요즘은 거실창 하나의 폭만 해도 3미터가 넘는 것들이 많다. 중간에 기둥없다.

새로 지어지는 집들중엔 거실창 폭이 기본적으로 좌우로 4~5미터 이상이 넘어가는 경우들이 많다. 가끔은 코너 부분에 기둥도 없는 코너창을 만들기도 한다. 또 천정은 이층까지 뻥뚫려있는 경우들도 많다. 그런 것들이 전부 다 목조주택에 만들어진다. 그나마 구조계산이라도 제대로 해서 엔지니어링 우드들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좀 나은 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구조계산은 그저 허가용으로 형식적으로 해 놓고, 그냥 현장에서 알아서 만들어 버리는 경우들도 있다. '괜찮겠지'하는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는 허술한 마음으로 말이다.

이런 이미지들에 익숙하다보니 목조주택도 점점 더 넓은 실내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나무는 철근 콘크리트보다 약하고, 철골보다도 약하다. 못 믿겠으면 가서 머리로 한번 세게 받아보라. 잘못된 생각으로굳어진 머리에 금이 가면서 새로운 지식의 빛이 들어갈 것이다. 인정하고 넘어갈 것은 인정하는 것이 좋다. 마냥 나무가 좋아요는 한마디로 얘길하자면 요즘 얘기하는 '국뽕'과 비슷한 증상이다.
사람들은 나무로 집을 짓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목조주택이 원래 '경량' 목구조라서 생각들도 가벼운가? 젊은 건축가들이 목조주택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인데 문제는 재료인 나무의 특성도 제대로 모르고 콘크리트주택에 적용하던 디자인들을 마구 적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평지붕에 처마도 없고, 벽이 이리저리 튀어나오고 실내공간은 널직하고 창은 점점 더 커지고... 모두 다 구조와 관련된 하자문제를 유발하기 쉬운 부분들이다. 거기에다가 제대로 된 구조계산을 해낼수 있는 목구조전문가들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현장에선 자기 생각만으로 가득찬 두려움을 모르는 빌더들이 넘쳐난다. 그런 사람들의 영향때문인지 건축주들도 목조주택을 짓는 것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을 하는 경향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집이란게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

옛날 궁궐 건물이나 요즘에 짓는 한옥 건축현장을 가보면 커다란 나무들이 엄청나게 많이 쓰인 것을 볼 수가 있다. 너무 많아 복잡해 보일 정도이다. 그렇게 많은 나무보와 기둥들이 세워지는 것은 그래야만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무가 가진 특성들을 알기 때문이다.
아래와 같은 집을 지으려면 철근 콘크리트로 짓는 것이 제대로 짓는 방법이다. 철근 콘크리트로는 이런 모양들을 무리없이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나무로는 쉽지가 않다. 많이 어렵다. 또 만들어 낸다고 해도 하자발생의 가능성이 높고 유지관리가 어렵다. 경량 목구조엔 맞지가 않는 모양들이다.

그래도 디자인은 콘크리트쪽을 따라가고 싶고, 나무의 향기도 함께 느끼고 싶다면 골조에는 철골이나 철근콘크리트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백의민족 순수혈통 따지듯이 목조만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 구조 문제는 집의 내구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부분이다.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하자없이 오래가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잘 모르겠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하면 된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처짐이나 변형, 창문 열림에 문제 등이 발생을 했다면 주택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미 변형된 상태라도 보강이 필요한 집들이 많다. 안전은 누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여 지켜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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