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하우스의 영향인가 어떤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엄청나게 두꺼운 단열재를 사용해서 집을 짓는 사람이 있다. 많으면 무조건 좋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꼭 그런 것이 아니다.
나 같은 경우는 주택하자문제를 주로 연구를 하다보니 고단열 고기밀 주택에서 생기는 하자문제에 대해서도 들여다본다. 그러다보면 일반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그런 집들에선 일어난다는 것들도 알게 된다. 그 중에 하나가 여름철 오버히팅 문제이다. 이건 우리보다 패시브하우스의 역사가 긴 나라들에서 다 공통적으로 겪었던 문제이다. 여름철에 실내의 열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실내에서 생기는 일종의 열대야 같은 증상이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냐면 패시브 하우스란 것이 원래 겨울철엔 햇볕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어진다. 이건 반대로 여름철엔 집안이 과열되는 역효과가 발생을 한다. 그래서, 패시브 하우스는 창문은 작게 만들고 창 밖으로는 전동블라이드 같은 것을 설치를 해서 햇볕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예컨데 이집처럼 창문이 많은 집은 아예 햇볕을 싹다 가려버리는 전면 차양 같은 것을 설치를 해야지만 그런 문제를 예방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열은 외부에서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실내에서도 발생을 한다. 사람에게서도 열이 나고 각종 가전제품, 조명 등에서도 열이 난다. 주방에서 요리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겨울철에 난방안해도 따뜻하단 얘기는 그런 실내에서 발생되는 열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 것들이 없다면 난방을 안할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 열들이 또 여름철엔 제대로 빠져 나가질 못하기 때문에 실내를 덥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패시브하우스와 같은 것을 지을 땐 그런 연중 열 용량을 감안해서 창문의 모양, 크기, 방향, 냉난방기기의 크기 등등을 다 세심하게 체크하여 집을 지어야만 한다. 그런데, 그런 과정이 부실하면 여름철에 오버히팅, 즉 과열증상이 나타난다.
유럽에선 과열증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원한 밤 공기로 환기를 시키는 방법을 많이 사용을 한다. 하지만, 그건 그쪽 밤공기가 낮보다 많이 낮고 건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처럼 열대야에 습한 날씨에서 그런 환기방식은 사용이 어렵다. 그러니 그냥 계속 냉방을 할 수 밖엔 없다. 전기가 계속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패시브하우스는 유럽과는 달리 액티브 하우스 개념이 추가된다. 태양광 같은 설비가 함께 꼭 시공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만 냉방에 필요한 전기를 어느 정도는 충당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패시브하우스와 같은 고단열 고기밀 주택으로 갈 수록 그런 냉난방과 환기와 관련된 문제가 고차원적인 계산과 시뮬레이션 등이 필요한 문제가 된다. 그런 과정없이 그냥 무조건 단열만 엄청나게 했다간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가 있다. 뭐든 균형, 밸런스가 중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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