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일본에 대해 관심이 없었을 때 주택건축 분야에선 감히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이웃나라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국내 업체들이 아파트나 북미의 목조주택 건축방식에만 신경 쓰고 있는 사이에 일본 목조주택 건축업계엔 혁명적인 변화가 있었다. 국가 주도의 주택품질 개선작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된 것이다. 1995년의 한신대지진의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을 했다. 더 이상 그런 비극적인 사태를 겪지 않겠다고 사람들이 각성한 것이다.

한신 대지진이 일어난 1995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은 주택건축관련 법과 제도를 ‘안전안심’, ‘성능’, ‘환경’을 기본 축으로 삼아 일대 변화를 추구했고, 그 결과물로 2000년 「주택의 품질 확보의 촉진 등에 관한 법률」 (이하 품확법)이 만들어졌다. 이 법의 3대 핵심 내용은 주택 성능표시제, 분쟁처리 체제의 정비와 함께 신축 주택의 하자담보책임의 대폭 강화이다. 특히 구조 부분과 빗물누수 하자담보 책임을 10년으로 강화했다. 특히, 이전엔 구조 문제와 달리 경시되었던 빗물누수 하자담보 책임이 단 한번의 법 개정조치로 10년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또 한 번의 변화가 있었다. 2011년 일본의 대법원에서 빗물 누수의 경우 품확법에 추가하여 10년을 더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루어졌다. ‘건물로서의 기본적인 안전성을 해치는 하자’는 불법행위로 보겠다는 것이고, 구체적인 예로서 ‘구조적 몸체의 하자와 누수의 발생’을 꼭 집어 지목한 것이다. 부실시공에 대해선 건축법이 아니라 민법상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민법의 불법행위 책임의 시효는 「20년」이라고 한다. 즉, 신축주택은 최초 인도할 때부터 20년에 걸쳐 부실시공에 대한 결함 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덕분에 빗물누수는 이제 일본에선 20년 하자보증 문제가 되어 버렸다.

반면에 우리나란 빗물누수에 대한 담보책임이란 말이 없다. 그냥 방수라는 말로 모든 것을 퉁치고 있다. 그나마 그 방수의 보증기간도 3년, 너~무 차이가 난다. 사실 목구조보다 더 튼튼한 콘크리트 건물을 짓는다고 하면서 방수 보증기간이 3년이라는 것은 뭔가 이상한 일이 아닌가? 우리도 이젠 바뀌어야만 한다.
'집에 대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원주택관련 유튜브에 출연했네요. 시간나시면 한번 봐 주세요. (0) | 2024.11.17 |
---|---|
회사대신 도서관으로 출근을 했다는 PD수첩 퇴직자의 사연을 들으니 (3) | 2024.11.16 |
주택매매시 하자문제 전문가의 주택점검이 필요한 이유는 (0) | 2024.10.22 |
스스로 집을 지어보겠다는 사람들에겐 통나무집이 좋은 대안 (0) | 2024.05.01 |
주택의 내구성, 새 것만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낡아가는지도 알아야만.. (0) | 2024.04.27 |
댓글 영역